재무분석

곳간 채운 두산퓨얼셀, 전극사업 장착하고 증설 투자 집중

Numbers 2024. 4. 1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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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채운 두산퓨얼셀, 전극사업 장착하고 증설 투자 집중

두산퓨얼셀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여유 현금을 확보하고 지주사 ㈜두산으로부터 전극 제조업을 양수했다. 지난해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나 수소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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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여유 현금을 확보하고 지주사 ㈜두산으로부터 전극 제조업을 양수했다. 지난해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나 수소 에너지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생산능력(CAPA) 투자를 강화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손자회사인 두산퓨얼셀에 전극제품 생산과 관련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전자BG에서 영위하던 전극 관련 사업을 224억원에 넘기는 것이다. 두산퓨얼셀은 2019년 ㈜두산의 인적분할로 설립한 이후 전극소재를 매입해 썼지만 이제 자체 생산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게 됐다.

두산퓨얼셀은 전극소재 사업 확보에 앞서 자금 조달을 진행했다. 2월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는데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 주문이 몰린 덕분에 발행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 신용등급은 ‘BBB급’이지만 발전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의 기대감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트렌치별로 1년6개월물 100억원, 2년물 680억원 규모의 조달에 성공했다. 확보한 자금 가운데 225억원은 채무상환에 활용하고 나머지 55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두산퓨얼셀은 그간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보유 현금도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6.4%와 77.3% 감소한 2609억원, 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연료전지 업황 변동성이 커지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신규 수주와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말 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증권)은 516억원으로 2021년말 1870억원에서 72.4%나 감소했다.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사채 발행과 차입 등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올해 초 회사채 발행도 이 같은 차원에서 진행했다. 다만 부채비율은 2021년말 34.9%까지 낮췄다가 2022년말 96.3%, 2023년말 108.9%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퓨얼셀이 재원 마련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신사업 추진과 함께 CAPA 확장 목적을 찾을 수 있다. 기존 전북 익산 인산형 연료전지(PAFC) 공장 증설, SOFC 새만금공장 신설 투자 등을 추진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회사채 완판에 성공한 두산퓨얼셀이 하반기에 또 다시 회사채 시장을 두드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수소에너지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있다. 지난해 도입한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를 근간으로 수소법 개정이 완료됐고 올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CHPS는 기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서 수소발전 부문을 분리해 특성에 부합하는 지원체계를 수립하고 청정수소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산퓨얼셀은 국내시장의 과점적 공급자로 기대가 높다. 생산능력 확충, 신제품 개발 등을 바탕으로 신규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제품 수주와 함께 장기유지보수서비스(LTSA) 수익까지 함께 증가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