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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증권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에 신용손실충당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결산 기준 큰 폭의 이익을 냈으나 신용손실충당금이 2022년에 비해 11배 넘게 증가한 것이 실적 호조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및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삼성증권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취합해 보면 2023년 말 기준 3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2023년 3분기말 기준 신용손실충당금 1416억원보다도 2배 이상 많은 액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로 4분기 들어 대규모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 영향으로 4분기에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신용손실충당금을 반영한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에서 4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국내외 순수탁수수료, 금융상품 판매수익 등에서 직전 3분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운 실적이라는 평이다. 3분기에는 151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000억원에 육박했다. 1조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으나 4분기 실적 탓에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에서 멈췄다. 대신 4분기에 손실분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만큼 올해 실적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작년 삼성증권의 실적에 대해 "삼성증권의 대출채권 관련 손실이 일부 발생했으나 IB부문을 제외하고 전 부분에서 전년 동기 대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자산은 56조5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 가량 늘었다. 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8.6%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4분기 대출채권손상손실 1402억원, 충당부채전입액 392억원 등 대체투자자산과 관련한 손실을 보수적인 관점으로 인식하며 신용손실충당금 규모를 키웠다.
이에 당기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로 제시된 929억원과 하나증권이 추정한 57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충당금 반영 규모가 예상보다 커 시장 기대치보다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리 상승과 부동산 업황 악화 등 부정적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고액 자산가 시장을 겨냥해 아쉬움을 달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리테일과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1월 패밀리오피스(가문자금관리) 사업의 확대 차원에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패밀리오피스만 전담으로 취급하는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오픈한 것이 그 시작이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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