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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의 CFO]④ GS건설, ‘빅배스의 마법’ 허윤홍 승계 지원…부상한 채헌근 ‘역할론’

Numbers 2024. 4. 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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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의 CFO]④ GS건설, ‘빅배스의 마법’ 허윤홍 승계 지원…부상한 채헌근 ‘역할론’

GS건설이 오너 4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의 승계를 돕기 위한 밑작업에 돌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로 계열 편입 이래 2번째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해 말 GS건설은 ‘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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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 사진 제공=GS건설


GS건설이 오너 4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의 승계를 돕기 위한 밑작업에 돌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로 계열 편입 이래 2번째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해 말 GS건설은 ‘빅배스’를 통해 부실 비용을 정리하고 허윤홍 미래혁신대표를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빅 배스는 회계상 부실 요인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기법이다. 부실 비용을 털어내면 허 대표 취임 후 실적 반등 효과를 볼 수 있어 경영 승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GS그룹에 속해있지만 ㈜GS가 보유한 지분이 전혀 없다. GS그룹의 오너일가가 지분을 쪼개서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재벌 소유 건설사다.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갖고 있는 만큼 GS건설의 대표이사 자리가 승계구도에서 갖는 상징성도 크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도 GS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그간 GS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표이사인 오너일가와 함께 합을 맞춰 긴밀하게 회사를 운영해왔다. 때문에 GS건설의 CFO는 장기간 근속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역대 GS건설의 CFO에는 허명수, 김시민, 임병용, 김태진, 채헌근 등 5명이 재직했다. 다만 임병용 전 CFO는 경영교체 시기였던 2013년 약 반년간 CFO로 활동한 뒤 대표이사로 이동했기 때문에 사실상 4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GS건설의 역대 CFO는 김시민 전 CFO와 현직자인 채헌근 CFO를 제외하고 허명수, 임병용, 김태진 모두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다른 기업에선 CFO가 직책을 원만하게 수행하면 다른 계열사 CEO로 영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GS건설은 오너가와 CFO간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대표이사까지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5년 계열 편입 이후 GS건설이 영업손실을 낸 해는 2013년과 2023년 두차례 뿐이다. GS건설은 2013년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빅배스를 단행하며 9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빅배스로 부실요소를 한번에 반영해 위험요인을 없애고 전임자의 재임 기간 발생한 잠재손실을 털어냇다.

당시 GS건설의 재무팀은 김시민 CFO가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임병용 ㈜GS 경영지원팀장(사장)이 GS건설의 CFO로 이동한 뒤 같은 해 CEO에 올라섰다. CFO 자리에는 김시민 전 CFO를 보좌했던 김태진 재경담당(상무)이 맡았다. 이렇게 GS건설은 임병용-김태진 체제로 약 10년간 지속됐다.

GS건설은 빅배스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듬해(2014년) 곧바로 5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 약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까지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빅배스 이후 GS건설의 안정화를 맡았던 인물들이 임병용-김태진이다.

그러다 2023년 GS건설은 10년만에 또다시 38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3년 검단 AA13-2블록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5527억원을 충당부채와 손실이 반영된 영향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도 겹쳤다.

GS건설은 또다시 빅배스를 단행했다. 2023년 말 허창수 명예회장의 아들 허윤홍 사장이 임병용 부회장의 후임이자 GS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와함께 김태진 재무본부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경영지원본부장(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에서 높은 성과를 올렸던 채헌근 CFO가 GS건설의 CFO로 이동했다.

 


GS건설은 빅배스로 2023년에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향후 실적에는 반등을 이끌어낼 여지가 많아졌다. 허윤홍 대표는 현재 GS그룹의 차기 승계구도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표면적으로 GS건설의 실적 반등까지 이끌어내게 되면 경영 승계 구도에 긍정적인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제는 10년 전과 상황은 같지만 원인이 다르다는 점이다. 10년 전에는 해외 건설 현장에서 원가상승 등 경영상의 어려움이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부실 시공이 원인이다. 사고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은 차치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채헌근 CFO는 허 대표를 보좌하며 GS건설의 재무건전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채 CFO는 1967년생으로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GS 재무팀에서 일했으며 2007년 GS건설로 이동해 투자관리팀장을 맡았다. 이후 GS건설 재무팀 회계처리팀장, GS건설 상무보를 거쳐 2018년 11월 자이에스앤디 경영지원총괄(CFO)로 이동했다. 2023년 말부터는 GS건설로 복귀해 CFO를 수행하고 있다.

채 CFO의 주요 공로는 자이에스앤디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이끌었던 것이 손꼽힌다. 채 CFO는 2019년 11월 자이에스앤디의 유가증권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며 흥행을 이끌어냈다. 또 채 CFO는 2022년 3월 자이C&A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자이에스앤디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468.9% 증가한 2조4790억원을 기록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