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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티웨이항공 곳간 열쇠 쥔 정창희 상무, 무차입 경영 재개할까

Numbers 2024. 4. 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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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티웨이항공 곳간 열쇠 쥔 정창희 상무, 무차입 경영 재개할까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창희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9월 부임했다.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된 이후 흑자를 내지 못하고 고정비 절감 등 적자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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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의 A330-300 항공기. / 사진 제공=티웨이항공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창희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9월 부임했다.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된 이후 흑자를 내지 못하고 고정비 절감 등 적자 줄이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기를 보내야 했다.

이는 공교롭게 티웨이항공의 무차입 경영이 깨진 시기와도 맞물린다. 2019년부터 새로운 리스회계기준이 적용되며 운용리스가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됐기 때문이다. 정 상무로선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기에 여러모로 운이 좋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여객수요 회복과 함께 현금창출능력이 살아난 가운데 티웨이항공의 무차입 경영이 정 상무 아래에서 재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티웨이항공은 2023년 연결기준 13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 상무가 CFO를 맡은 이후 첫 흑자다. 매출액은 1조3488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해인 2019년(8105억원)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79억원에서 991억원으로 2.6배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턴어라운드는 비단 티웨이항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화물’ 돌파구가 있었던 대형항공사(FSC)들과 달리 여객이 유일한 매출수단인 LCC들은 코로나19 기간 현금유입을 이끌 활발한 영업활동이 불가능했다. 팬데믹 종식과 함께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LCC들은 드라마틱한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었다.


무차입 경영도 더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대표적인 무차입 경영 기업으로 꼽혀 왔다. 무차입 경영은 회사에 차입금이 없거나 현금성자산이 차입금을 웃도는 상태를 말한다. 티웨이항공은 2016~2018년 총차입금이 0원,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마이너스(-) 상태였다.

무차입 경영이 깨진 건 새로운 회계기준(IFRS16 Leases)이 적용된 2019년이다. 이때부터 비용으로 처리했던 리스료가 회계상 부채로 잡혔고 차입금이 3000억원대로 급증했다. 티웨이항공은 2018년 2578억원의 순현금 상태였으나, 2019년 1761억원의 순차입금 상태로 전환했다.

이 같은 기조는 2020년 코로나19 시국을 맞이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선수금을 대거 돌려줘야 했으며 리스료와 인건비 등으로 곳간이 말라갔다. 2018년 2578억원이던 티웨이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020년 999억원, 2021년 817억원까지 급감했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도 2022년까지 2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순차입금은 421억원이다. 총차입금은 3742억원으로 여전히 예년과 비슷하지만 현금성자산이 3320억원에 달하면서 대폭 감소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채비율은 2022년 1452.7%에서 2023년 717%로 737.5%p 하락했다. 총차입금의존도는 43.9%에서 29.1%로 14.8%p 낮아졌다. 순차입금의존도는 21.5%에서 3.3%로 18.2%p 하락했다.

업계는 티웨이항공이 내년 안에는 무차입 경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각 증권사들도 내년 회사의 순차입금을 -1400억~-2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차입금을 감축하거나 현금성자산이 풍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CFO인 정 상무의 전략도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티웨이항공은 LCC들의 주요 임무가 자금조달이었던 코로나19 기간에도 회사채를 한 차례밖에 발행하지 않았다. 이 또한 100억원정도의 사모사채였으며 조기에 상환을 마쳤다. 대신 두 차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950억원)와 한 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318억원)로 자금을 확충했다. 재무적으로 위험부담이 따르는 차입금 레버리지(Leverage) 전략보다는 주식자본시장(ECM)을 통한 자금 확보 전략을 펼친 것이다.

1970년생인 정 상무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의 CFO다. 삼일회계법인과 대성회계법인을 거쳐 2018년 11월 티웨이항공에 입사했다. 2019년 9월 조직개편에 따라 경영본부 산하의 재무팀이 재무본부로 격상되며 초대 수장 자리에 앉았다. CFO로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20년 1월 상무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