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CFO

[한화의 CFO]② 자금줄 쥔 김동관 부회장의 '재무실 활용법’

Numbers 2024. 4. 29. 17:24

▼기사원문 바로가기

 

[한화의 CFO]② 자금줄 쥔 김동관 부회장의 '재무실 활용법’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경영승계 과정에서 재무실장(CFO)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FO가 재직했던 계열사 경험을 활용해 김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양상이다. 현직 김

www.numbers.co.kr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경영승계 과정에서 재무실장(CFO)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FO가 재직했던 계열사 경험을 활용해 김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양상이다. 현직 김우석 ㈜한화 CFO는 ㈜한화 재무팀부터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윈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그룹 내 만능 재무통이자 오너가 측근으로도 평가받는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그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의 분할을 공개하면서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모멘텀 부문의 물적분할을 통해 100% 비상장 자회사 한화모멘텀(가칭)을 설립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방산 사업을 남기고 신설하는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에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넘긴다.

재계는 한화의 분할을 두고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우주항공을 중심으로 3세 경영 승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3사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전략부문 산하에는 재무실을 두고 그룹 내의 자금흐름과 사업 전략을 관리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화를 포함해 방산·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의 CFO를 산하에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셈이다.

㈜한화는 김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2021년 말부터 CFO의 색깔에 변화가 나타났다. 기존에 ㈜한화 CFO는 내부 재무전문가를 중심으로 선임되는 경향이 있었다. 전임자였던 한권태, 서광명 CFO는 한화의 재경본부에서 줄곧 일해온 재무통이다.

그러다 2021년 말 김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재무실이 전략부문 산하로 개편됐다. 이전까지는 재경본부에서 재무를 맡았다. 이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으로 ㈜한화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재의 구조가 만들어졌다.

김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시기와 맞물려 CFO도 서광명에서 김민수로 바뀌게 됐다. 특히 김민수 전 CFO는 재무실이 전략부문 산하로 개편되기 직전 한화 전략부문 총괄을 역임했다. 당시 김 부회장의 직속 조직이었으며 ㈜한화 내에서도 존재감이 컷던 곳이다.

김민수 전 CFO의 약력을 살펴보면 전임자들과는 달리 임원 기간의 대부분을 한화솔루션에서 보냈다. 런던비즈니스 스쿨 MBA 과정을 밟았지만 주요 약력은 대부분 사업부서에 속했던 실무형 인재다. 한화솔루션 PE 영업1팀, 솔라사업개발팀 상무보, 폴리실리콘사업본부장(상무), CA사업담당, 한화솔라원 대표이사(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12월 첨단소재부문(경량복합소재 및 태양광소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첨단소재를 설립했다. 당시 김민수 전 CFO가 한화솔루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물적분할을 도왔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김민수 전 CFO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초기 안착에 기여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2년 말 취임한 김우석 CFO는 이력이 더 다채롭다. 김우석 CFO는 1992년 한화솔루션 경리부에 입사한 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화그룹 미주본부, 한화갤러리아 경영진단(상무),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전무), 한화컨버전스 대표 등을 거쳐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부사장)으로 이동했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3월 갤러리아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화갤러리를 설립했다. 유통 분야를 김 부회장의 손 밖으로 내보내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김우석 CFO는 한화갤러리아 재직 경험을 살려 신용인 한화솔루션 CFO와 함께 인적분할을 도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김우석 CFO는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한화테크윈을 출범한 직후 한화테크윈의 CFO를 맡아 회사의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도 있다.

김우석 CFO는 한화그룹 오너가의 측근으로도 분류된다. 김우석 CFO는 2005년 ㈜한화가 보유한 한화S&C의 주식을 김 부회장에게 저가 매도했다는 이유로 송사에 휘말린 경험이 있다. 당시 한화S&C의 지분은 ㈜한화가 66.7%, 김승연 회장이 33.3%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한화는 김 부회장에게 지분 전량을, 김승연 회장은 김동원과 김동선 등 두 아들에게 지분을 각각 16.7%씩 넘기면서 한화S&C는 오너3세 소유의 회사로 재편됐다.

한화그룹의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앞으로 김우석 CF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석 CFO는 지주사와 여러 계열사에서 CFO는 물론 대표이사까지 경험해본 만큼 재무와 전반적인 경영 전략 수립에도 역량이 뛰어난 인물이다.앞으로 김 부회장 산하의 방산·에너지‧우주항공 등 계열사의 M&A나 자금 관리에도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