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LG전자 'AI가전 혁신 안통했나'…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Numbers_ 2024. 4. 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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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가전 혁신 안통했나'…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가전 명가'인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신제품 러시에도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801억원을 기록하며 현금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LG전자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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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복합형 세탁건조기 워시타워와 워시콤보. /사진 제공=LG전자


'가전 명가'인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신제품 러시에도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801억원을 기록하며 현금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LG전자는 하반기부터 생활가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959억원, 영업이익 1조3354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8% 감소했다.

제품과 매출처를 다변화하며 전 사업에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년 새 적게는 4%부터 최대 81%까지 감소하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상반기 생활가전 신제품 출시가 집중되고 입학 등의 특수가 있었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탓에 막상 손에 쥔 돈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801억원을 기록하며 현금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같은 기간 현금은 1조4780억원 감소하며 현금 순유출이 이뤄졌다. 

김창태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이뤄진 콘퍼런스 콜에서 "경쟁 대응을 위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LCD(액정표시장치) 판가 인상도 겹치며 전사 영업이익이 다소 축소됐다"면서도 "플랫폼 등 고수익성 사업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탁건조기’ 등 가전 혁신…엇갈린 수익성

 

/자료=LG전자 IR


LG전자는 상반기 생활가전 신제품 판매 호조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률도 10.9%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고 자평했다. 매출 성장 배경으로는 B2B(기업간거래) 비중 확대, 구독 사업 진출, 인공지능(AI) 가전 등의 프리미엄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또 TV를 통한 콘텐츠·서비스 사업, 온라인 브랜드숍을 통한 D2D(소비자직접판매), 원자재 및 물류비용 안정화로 5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본부인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는 1분기 매출 8조6075억원, 영업이익 9403억원을 기록했다. '가전 명가'로 불리는 LG전자는 전통적으로 가전 신제품 출시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호실적을 낸다.

올해 1분기 역시 LG전자는 LG디오스 무드업 냉장고, LG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기반으로 1년 새 7.2% 성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업 간 경쟁이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7.38% 감소했다.

TV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LG전자의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3조 4920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매출은 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16% 감소했다. 

노트북(LG그램)이 포함된 BS(Business Solutions)도 상반기 입학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LG전자의 B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1조 5755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0.52% 감소했다.

전장사업이 포함된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의 향방이 엇갈렸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2조6619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5% 개선됐으나 영업이익은 3.7% 감소했다.


"우리가 AI 가전 원조" 다시 강조

 

LG전자는 'AI 가전의 원조'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하반기 반등을 점치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AI 가전의 원조가 누구냐'를 두고 설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지난 2011년 경쟁사에 앞서 먼저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하며 시장에 진출했다는 입장이다.

김이권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콘퍼런스 콜에서 "LG전자는 2011년 가전에 와이파이를 (경쟁사보다) 먼저 적용하고 2017년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ThinQ)'를 출시, 2021년에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업(UP)가전'을 선보였다"며 "최근에는 '고객경험'을 더 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가전을 선보이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AI 가전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냉난방공조(HVAC)·빌트인 등 추가 성장 기회가 있는 B2B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AI 가전의 경우 경쟁 업체와 달리 성능을 강조하고 있고 구독 서비스 비중을 높여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처도 다양화하고 있다. 

김 상무는 "볼륨존(중간 가격대) 확대를 통해 B2B 사업 성장과, 온라인 사업 강화로 매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원가 개선 및 효율적인 자본 투입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할 것"이라며 "2분기 점진적으로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잠재적인 기회요인을 확보해 경영 성과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OLED TV로 반등…플랫폼 조단위 육성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 올레드 에보. /사진 제공=LG전자


부진했던 TV 사업도 OLED 수요 회복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패널가 인상 압박으로 수익성이 후퇴했지만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OLED TV로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프리미엄 LCD 라인업인 'QNED'로 듀얼트랙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LCD 패널가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프리미엄 제품이 확대되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다"며 "2분기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OLED 부문에서 점진적인 수요 개선이 예상되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회사는 전 세계 TV 판매를 기반으로 한 웹OS(WebOS) 플랫폼 사업도 수익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충현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B2B 사업은 1분기 기준으로 LG전자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며 실적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광고·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의 경우 모수 확대에 기반한 고성장을 지속하며 올해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사업인 전장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위주로 수익성 확보에 전력을 다한다. 최근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고부가가치 전장부품 수요는 증가한 가운데 회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전기차 파워트레인, 램프 등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로 반등을 노릴 방침이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미국이 전기차 구매 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탄소배출 한도를 설정하며  전기차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20% 성장할 것"이라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구동 모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인트벤처(JV)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이파워트레인 기술을 확보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상무는 "전기차 충전 고객들이 충전 과정에서 긴 인증 대기 시간, 번거운 결제 과정 등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페인 포인트를 해소할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시장 성장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