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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적 하락세를 겪는 전자랜드가 지난해 유료멤버십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트코 회원제 등으로 대표되는 유료멤버십은 유통 업계에서 충성고객의 소비 촉진을 위해 널리 쓰이는 전략이지만 파격적인 가격에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가격경쟁력이 이커머스 업체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이번 유료멤버십을 두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전자랜드가 현금 수혈을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효과없는 유료멤버십
25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현재 전국 109개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 29개 매장이 유료 회원제 매장인 '랜드500'으로 리뉴얼됐다. 가전양판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랜드500클럽'은 일정 연회비를 낸 유료 회원에게 500가지 특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마일리지와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으로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해 충성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자랜드는 올해 말까지 전체 매장의 40%를 랜드500으로 바꿀 예정이다. 전자랜드는 올해 1분기 유료 회원제 매장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31% 증가하고 총 유료회원 수가 전년 멤버십 가입자 수에 비해 24%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전자랜드의 유료멤버십 전환이 매출과 호실적으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전자랜드의 매출은 2021년 8783억원에서 2022년 7229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59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떨어졌다. 영업손실은 2021년 17억원에서 지난해 228억원으로 폭증했다. 이미 중저가 가전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멤버십 혜택에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유료멤버십 도입의 진짜 의도
전자랜드는 현재 라이트(1만원)·스탠다드(3만원)·프리미엄(5만원) 등으로 유료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혜택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와 구매 적립 등이다. 여기서 소비자가 내는 연회비는 매출로, 전자랜드가 제공하는 '마일리지'는 마일리지 충당부채 항목의 유동부채로 기록된다.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향후 고객이 마일리지 사용으로 발생할 손실의 예상치를 부채롤 설정한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금액이 아니고 회사에서 설정한 금액이어서 별도의 이자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전자랜드의 마일리지 충당부채 증가분은 약 38억원 수준이다. 전자랜드는 유료멤버십을 통해 이자부담 없는 부채를 늘려 당장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을 조달한 셈이다. 유료멤버십 도입이 '현금 수혈'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자랜드의 재무 상태는 악화하고 있다. 현재 전자랜드 운영사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은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다. 1년 이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이 1341억원에 달하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매매증권은 총 138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 증가는 이자비용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전자랜드의 차입금에 대한 연이자율은 4.6~7.05%로 총 83억원의 이자비용을 발생시켰다. 이는 2021년 이자비용 26억원에 비해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자랜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전자랜드의 판매비와관리비는 1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0억원 감소했다. 인력 감축을 통해 급여에서 107억원, 비효율 매장의 통폐합 등으로 임차료를 25억원 줄였다. 그럼에도 전자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와 부채총계가 각각 1787억원, 1982억으로 집계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195억원)로 돌아섰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랜드의 유료 멤버십을 통한 할인 판매 전략은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된 현재 상황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며 "당장 매출을 끌어올리고 말라가는 현금을 수혈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료멤버십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 도입은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며 "당장 현금 수급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le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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