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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가 이규복 대표 체제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공격적 투자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이미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완성차 수출 물량이 증가하며 수익을 늘렸고 안정적 경영기조로 현금 자산을 역대급으로 확보했다. 올해부터는 이를 성장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5일 개최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공격적으로 전략화주를 유치하기 위해 물류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터미널과 항만, 창고, 물류센터 등 물류거점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보수적이었던 그간의 투자기조에서 벗어나 과감한 경영전략을 마련할 것임을 꾸준히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물류자산에 대한 큰 투자 없이 화주와 협력사 간 매칭을 통해 운영 측면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전략화주에 위치하기 위한 물류자산 투자도 집행할 것”이라며 “물류자산은 선박을 포함한 운송 수단도 있겠지만 거점 허브, 터미널, 항만과 창고, 물류센터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도 포함해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성적표에는 공격적 사업 확장을 위한 이 대표의 일관된 구상이 담겨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투자 목표 금액을 1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미 1분기에만 지난해 3163억원의 3분의2에 달하는 2133억원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선박투자를 보면 지난해 전체 집행 금액인 1764억원과 비슷한 1711억원을 1분기에 썼다.
현대글로비스는 콘퍼런스콜 당일 공시를 통해 1만800RT(자동차 1만800대 선적)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자동차운반선 6척을 신규 건조하는 데 1조275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선대 운영 안정화와 함께 국제환경규제 강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 선대를 구축한다. 글로벌 전략 화주들에 안정적 해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형과 수익을 모두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미국, 유럽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배터리 스크랩과 폐차장 전처리 거점, 설비 구축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폐전지 판매 및 재활용업 △비철금속 제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정관의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투자 환경은 우호적이다.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고, 특히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30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5% 늘어난 6조58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848억원으로 5.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세는 조인트벤처(JV) 청산에 따른 지분법이익 반영 덕분이다.
순이익을 늘리면서 곳간도 두둑하게 채웠다.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원에 육박하는 2조94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개월 만에 6511억원(28.4%)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도 9% 늘었지만 자본총계도 1.7%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95.6%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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