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IPO

이제영 OCI홀딩스 전무, 바이오 밸류업 첫 단추 '콘테라파마 IPO'

Numbers 2024. 4. 26. 17:22

▼기사원문 바로가기

 

이제영 OCI홀딩스 전무, 바이오 밸류업 첫 단추 '콘테라파마 IPO'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2018년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부광약품과 파트너십을 맺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바이오사업은 당장 눈앞의 성과가 아닌 신약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를

www.numbers.co.kr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진 좌측)과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부광약품 사옥. /사진=OCI, 부광약품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2018년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부광약품과 파트너십을 맺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바이오사업은 당장 눈앞의 성과가 아닌 신약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JV를 설립한 이듬해 벤처 회사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하며 이 회장은 단순 관심을 넘어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오 투자가 정점을 찍은 시점은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하면서다. 산업 탐색을 끝내고 경영에 발을 들인 것이다. 

그는 그동안 "바이오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의중을 안팎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그룹과 결합이 무산된 상황에서 바이오 경영의 플랜B로 이제영 OCI홀딩스 CSO(전무)를 낙점했다. 부광약품의 밸류 업 방안 중 하나로 콘테라파마 상장이 거론된 만큼 이 전무가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전무는 이달 30일 열리는 OCI홀딩스 1분기 컨퍼런스콜을 주관한다. 그동안 시장과 소통 창구는 이 회장이었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때도 이 회장이 직접 섰다.  한미약품그룹과 동맹이 무산된 직후 열리는 컨퍼런스콜로  바이오사업 청사진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시장과 소통 과정에서 콘테라파마 상장에 대해 언급할 지 관심이 쏠린다.

 

이우현 회장 '믿을맨'


이제영 전무는 지주사인 OCI홀딩스 전략을 책임지는 동시에 국내외 총 10개 계열사를 관리한다. 총 4곳에서 직책을 부여 받은 이 회장 보다 관리하는 계열사가 더 많다. 특히 이 전무는 OCI홀딩스와 바이오 회사를 이어주는 핵심 징검다리다. 부광약품을 비롯한 부광메디카, 콘테라파마 등 바이오 계열사에 등기돼 있기 때문이다.

정통 OCI맨이 아닌 그는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하고 17년간 검사로 재직하다 2019년 OCI에 합류했다. 처음부터 그룹 내 입지가 탄탄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계열사의 감사직을 맡으면서 그룹 사정을 빠르게 파악했다. 이에 힘입어 작년 이 회장 취임 시기와 맞물려 C레벨 임원으로써 역할이 커졌다. 

이 전무의 중책은 부광약품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부광약품은 바이오에 대한 이 회장의 꿈이 처음 실현된 곳이다. 작년까지 이 회장이 부광약품을 직접 경영하다 올 초 이 전무에게 바통을 넘겼다.

부광약품이 2022년 OCI그룹에 편입된 직후 줄곧 각자 대표 체제였는데 지금은 이 전무가 홀로 맡고 있다. 이 전무가 이 회장의 신뢰를 얻어냈다는 방증이다.

부광약품은 2022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이듬해 손실이 375억원으로 커지는 등 OCI 계열 편입 이후 실적이 좋지 못했다. 방만하게 관리된 유통 마진을 다시 조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2년간 재정비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경영 개선 조치가 마무리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6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개별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자료 제공=부광약품

 

콘테라파마 가치  2400억~3100억 추산


손익 구조를 개선한 부광약품은 이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콘테라파마 상장을 언급했다. 덴마크 자회사인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관련 신약후보물질 'JM-010'를 개발하고 있다. 파킨슨 관련 이상운동증은 파킨슨 환자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증상치료제 도파민 전구체를 장기복용 시 90% 이상에서 나타나는 운동장애 부작용이다. JM-010은 OCI가 부광약품을 인수할 때 관심을 갖던 신약 프로젝트 중 하나다.

당초 국내 시장 상장을 준비했다. 적자 회사도 상장이 가능한 기술특례상장 로드맵을 구상했지만 기술성평가에서 매번 가로 막혔다. 이달 초 부광약품은 에이치델타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콘테라파마 지분 24.42%를 사들였다. 코스닥 상장이 무산되자 풋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자에 원금에 웃돈까지 얹어주고 지분을 되사온 것으로 파악된다. 

부광약품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콘테라파마 지분 98.56%를 확보해 이전 보다 의사결정에 제약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초 주주간 협상으로 국내 상장만 검토했다. 덴마크 회사임에도 재무 및 IR 기능이 콘테라파마 한국 지사에 묶여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분을 추가 확보해 앞으로 해외 시장도 열어둘 수 있기 됐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주요 경영진이 모두 외국인인데 국내 상장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졌다"며 "홍콩, 싱가폴, 유럽 등 상장에 유리한 시장을 찾겠다"고 말했다. 

2020년 시리즈 B라운드 당시 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당 가치는 약 31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토대로 환산한 콘테라파마 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 

최근 부광약품은 주당 약 40만원에 지분을 양수했다. 회사가 평가한 지분 24.42%에 대한 가치는 560억~766억원이다. 이를 환산한 기업가치는 2400억~3100억원이다.  

올해 하반기 JM-010의 임상 2단계가 끝난 뒤에는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유럽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이 끝난 뒤 상장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