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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에 '균등배당' 정책 없이도 수급이 몰리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현금배당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균등배당 정책을 도입했다. 하나금융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는 동시에 주당배당금(DPS) 상향 정책을 이어오면서 금융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1% 오른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균등배당 정책을 밝힌 KB금융(+9.67%), 신한지주(+7.47%)에 크게 밀리지 않는 상승폭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35%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34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2%(682억원) 감소한 수치다. 은행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1799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손실 813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9062억원)를 10% 이상 웃돌았다. 여타 금융지주보다 상회폭이 더 크다.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결과다. 그룹의 핵심이익은 이자이익(2조2206억원)과 수수료이익(5128억원)을 합한 2조73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1132억원) 늘었으며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7%다. 수수료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2% 성장했는데 △인수금융 등 우량 IB딜 유치에 따른 IB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상승 △신용카드 수수료 증가 등이 주효했다.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주주로서는 시가 배당수익률 1%를 1개 분기 만에 누리는 셈이다. 연초에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2분기 내 완료할 예정이며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도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분기배당을 도입하지 않고도 주주들의 신뢰를 두텁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균등배당의 장점도 있으나 당사처럼 일정 수준의 분기배당과 기말배당을 조화롭게 할 때의 유연성도 장점을 가진다"며 "2023년에도 당사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DPS를 조금이라도 올려 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박 CFO는 이어 "총주주환원율 관점에 따라 일정 수준의 DPS를 유지하면서 유연한 자사주 매입 소각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물가 상승, 전산 투자 등 경상비용 인상 요인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전사적 비용 관리 노력으로 전년동기 대비 0.1%p 개선된 37.4%를 기록했다. 그룹의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44%, 총자산수익률(ROA)은 0.70%다.
대손비용률은 전년동기 대비 0.11%p 개선된 0.25%였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를 전수 조사해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고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한 바 있다.
강승혁 기자 ksh@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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