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하이브 내홍]③ 방시혁 vs 민희진 '격돌'…넷마블·국민연금·두나무, 어떤 선택할까?

Numbers 2024. 4. 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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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내홍]③ 방시혁 vs 민희진 '격돌'…넷마블·국민연금·두나무, 어떤 선택할까?

하이브의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찬탈’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들여다봤다.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 양상이 거세지고 있다.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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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찬탈’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들여다봤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좌)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우). /사진 제공=각사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 양상이 거세지고 있다. 하이브가 단월드와 관계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회사 내부 갈등이 하이브의 리스크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일주일간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9조6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총 1조1000억원 가량 빠졌다. 주가는 하이브가 민 대표에 대해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소식으로 크게 고꾸라진 이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주주들도 주가 하락의 영향권에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인 넷마블과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 국내 최대 가상자산 플랫폼 사업자인 두나무 등이 하이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방 의장이 넷마블과 국민연금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두나무와 블록체인 신사업을 확대하면서 이해관계가 형성됐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총 26.54%다.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 규모와 불과 5.03% 차이 난다. 하이브의 주요 의사 결정과 경영상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하이브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주요 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 의장이 논란을 잠재우고 리더십을 확고히 해 주주들을 안심시킬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혈연관계' 넷마블, 실탄 확보·재무 개선 관점 유지 전망 


하이브와 혈연관계로 맺어진 넷마블은 하이브의 대표적인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방 의장의 친척형인 넷마블 창업자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을 통해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지분율 25.71%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넷마블이 보유한 지분율은 12.1%로 2018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하이브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와중에 넷마블이 주식선택권을 행사하고 하이브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넷마블은 여전히 하이브의 이사선임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병규 넷마블 부사장이 하이브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하이브의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넷마블은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하이브를 관계사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지난해 하이브로부터 지분법 이익 358억원을 거둬들였다. 전체 지분법 이익 규모 31.7%에 해당한다. 지분법 이익이란 관계사의 순손익을 보유한 지분만큼 회사의 경영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의 시장가치는 1조1747억원이다. 하이브의 주가 하락으로 넷마블이 입은 손실 규모는 13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하락 시 넷마블의 자산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자산 축소는 곳간 사정이 여의치 않은 넷마블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하이브 주식 250만주를 팔아 5235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것도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넷마블은 2021년 홍콩의 게임업체인 스핀엑스 인수에 약 2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이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이 말라가고 있다. 하이브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넷마블의 재무 개선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넷마블의 주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하이브의 내부 갈등이 알려진 22일 이후 일주일간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290억원 감소한 데 그쳤다. 전체 시총의 2.6% 규모다. 


'IB 큰손' 국민연금, 주주가치 훼손 여부 관건 전망 


국민연금은 이번 논란으로 하이브의 주주가치가 얼마나 훼손될 지 주목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2020년 이후 의결에 적극 참여하며 주주권을 행사해오고 있다. 특히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업계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경영권에 개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국민연금은 하이브의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2021년 5.11% △2021년 6.49% △2022년 7.5% △2023년 8.21%로 점증했다. 글로벌 인기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의 휴식기 등으로 하이브의 주가가 하락하던 와중에도 보유 지분을 확대하며 엔터주에 적극 대처했다. 

지난해 하이브에 대한 투자 목적을 변경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하이브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기관투자가가 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목적은 △단순 투자 △일반 투자 △경영 참여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일반 투자의 경우 △임원의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보수 산정 △배당 확대 △임원 위법행위에 대해 해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하이브의 경영 활동을 면밀히 들여다 본다는 의미다. 

최근 논란으로 하이브의 주주가치가 훼손된다고 판단할 경우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개입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이사회에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하이브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방 의장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주총을 소집해 임원 해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하이브의 물적분할과 소규모 합병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사례가 있다. 하이브는 국민연금 반대에도 분할·합병을 추진하며 국민연금과 한 차례 부딪혔다. 

당시 하이브는 매출이 가장 높은 레이블 사업 부문을 단순 물적 분할해 빅히트 뮤직을 신설했다. 하이브는 공연과 상품 기획을 담당하는 하이브아이피와 하이브쓰리식스를 흡수합병하고 자사는 자회사의 경영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는 빅히트 뮤직에 대한 투자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해석했다. 국민연금은 분할·합병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혈맹 관계' 두나무...신사업 확대 동력 주목 가능성 


두나무는 지분 투자를 넘어선 사업 파트너로 하이브와 관계가 더욱 끈끈하다. 하이브와 두나무는 지난 2021년 지분교환으로 이른바 ‘혈맹’을 맺었다. 두나무는 약 7000억원으로 하이브의 주식 230만주를 취득해 지분 5.57%를 확보했다. 하이브도 두나무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확보한 지분은 2.48%다. 두나무는 신사업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번 논란을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하이브의 주가 하락에 따른 두나무의 잠재손실 규모는 613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두나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 주식에 대한 장부가액은 5788억원이다. 투자금 대비 17% 낮은 수준이다. 하이브의 논란이 지속돼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장부가액 추가 감소가 점쳐진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적으로 손을 잡았다.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해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과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나무는 282억원을 투자해 레벨스 지분 65%를, 하이브는 175억원으로 35%를 가지고 있다.

방 의장은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치형 의장과 함께 디지털 포토카드와 아티스트의 가상 공간 구현 등을 제시했다. 나아가 자사 아티스트를 소재로 스토리 형식의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형태로 IP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하이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레벨스는 지난해 매출 3억원, 영업손실 14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140억원이다. 레벨스의 지분법 손실 규모는 두나무 117억원, 하이브는 63억원이다. 이에 따른 레벨스 장부가액은 두나무와 하이브 각각 175억원, 94억원이다. 투자금 대비 두나무는 37.9%, 하이브는 46.3% 하락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