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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가 주가 2~3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밸류에이션 향상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증익 기울기가 가팔라지면서 주가 방향성도 정비례하고 있다. 최근 주가 8만원대를 찍은 삼성전자에 이어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의 내실 경영에 힘입어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심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9일 삼성카드는 전 거래일 대비 4.69% 오른 4만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카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연중 최저점인 2만2000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2~3만원대를 전전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최근 5년 간 1배를 넘은 적이 없어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됐다.
상황이 바뀐 건 올해부터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방침에 힘입어 올 3월 25일 52주 최고가인 4만1600원을 기록했다. 과거 주가 부양을 위해 매입한 자사주 약 910만주를 소각할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그 이후 조정을 받다가 다시 4만원대를 탈환했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상회하는 올 1분기 실적이 주효했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기록한 순이익 1851억원과 큰 차이 없다. LG카드와의 합병으로 덩치를 불린 신한카드의 자산총계가 올 1분기 43조7475억원인데 비해 삼성카드의 경우 28조4734억원이다.
이는 삼성카드가 더 적은 자산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순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ROA(총자산순이익률)는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2.8%로 신한카드가 기록한 1.75%보다 약 1%포인트 높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총 취급고는 39조943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 줄었다. 수익성과 효율 중심의 경영 기조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업종에서 이용금액이 줄어든 결과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위험 차주에 대한 신용한도를 축소해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비율을 낮췄다. 그 결과 대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1753억원을 기록했다. 1개월 실질연체율이 2.18%로 상승폭이 둔화한 동시에 1~3개월 연체전이율도 0.62%로 전 분기 대비 하락전환하면서 대손비용은 하향안정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내실 경영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 1월 6억 달러(약 8300억원) 규모의 외환 ABS를 발행한 결과 올 1분기 이자비용이 123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억원을 절감했다. 같은 기간 판관비는 4638억원을 집행해 전년 동기 대비 3.7%, 전 분기 대비 4.1% 낮췄다. 광고선전비, 판촉비 등 마케팅비용을 축소한 결과다.
증권가에선 삼성카드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잡았다. 하나증권은 삼성카드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1분기 호실적을 감안하면서 향후 이익추정치 상향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SK증권도 대손비용 중심으로 실적 추정치를 조정해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품자산대비 레버리지비율이 3.1배에 불과해 타사 대비 과잉자본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삼성카드의 추정 주당배당금(DPS)이 2650원으로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7%에 달하고 있는 점도 주주환원 측면에서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건전성 지표가 지속 개선될 경우 삼성카드에 대한 투심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의 개선이 다음 분기에도 지속될지가 향후 전망치 상향 여부의 관건"이라며 "여전히 취약차주들의 급전 수요가 높다"고 봤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투자 리스크로는 내수경기 위축으로 인한 소비 감소 우려 및 건전성 지표 악화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 악화 등을 제시한다"고 했다.
강승혁 기자 ksh@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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