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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IT 기업인 NHN이 자회사 NHN커머스의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되샀다. 작년 한 해 NHN커머스가 IPO(기업공개)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주간 계약에 따라 사실상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서다.
23일 커머스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N은 올해 초 NHN커머스 FI인 케이비글로벌커머스 사모투자조합의 지분(9.47%)을 다시 확보했다. 현재 NHN의 NHN커머스 지분율은 86.21%로 파악된다. KB증권 등으로 구성된 케이비글로벌커머스 사모투자조합은 지난 2021년 NHN커머스의 400억원 수준 유상증자에 투자를 단행한 주요 주주였다.
이는 NHN커머스가 투자자들과 체결한 주주간 계약에 따른 것이다. NHN커머스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적격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90일 이내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풋옵션 계약 당시 투자원금에 대한 연복리 2.5%를 가산한 금액을 요청할 수 있도록 계약이 체결된 만큼 투자자 측의 원금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NHN 측은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원금(400억원)에 추가 자금을 얹어 돌려준 것으로 파악된다.
NHN커머스는 중국 시장 및 커머스 업황 부진 등으로 2021년부터 목표로 하던 상장 시점을 연기해 왔다. 현재 중국 시장은 팬데믹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소비 부진으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위기를 겪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NHN커머스의 수익성도 악화된 상태다. NHN커머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3억원에서 262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06억원에서 418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또한 팬데믹 이후 업계 호황이 끝나면서 커머스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11번가, SSG닷컴 등의 이커머스 기업은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기 힘들어지면서 상장 시점을 미뤘고 NHN커머스의 기업공개(IPO) 시점도 지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N커머스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게 주요 매출처였으나 한중 간 관계 악화, 중국 시장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머스 시장 역시 알리바바 등 C커머스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부연했다.
NHN커머스는 상장 기한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면서 당분간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NHN 측은 지난해까지 커머스 부문의 상장 시점을 올해 중으로 계획했으나 올해부터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책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HN 관계자는 “주주간 계약에 따라 올해 초 풋옵션 행사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NHN커머스는 현재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가시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 시점은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을 수 있는 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HN커머스는 해외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이커머스 플랫폼 '에이컴메이트' 등의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커머스 기업 ‘아이코닉(Ikonic)’의 지분 77.8%를 인수하며 유럽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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