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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한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이번 수요예측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모집금액 대비 10배가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하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여기에 언더발행에도 성공하며 한화시스템은 모든 것을 챙기게 됐다.
모집액 10배 모여 흥행…1000억 증액 결정
한화시스템은 1500억원 조달을 위해 이달 2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5400억원의 투자주문을 확보했다. 모집금액의 10.3배에 달하는 규모다. 만기구조를 2년과 3년물로만 구성하며 경쟁률은 10.2대 1 수준을 기록했다.
2년물 700억원 모집에 66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3년물 800억원에는 88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모집금액보다 이에 따라 환화시스템은 1000억원 늘린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언더로 결정됐다. 앞서 희망금리밴드로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30bp(1bp=0.01%p)를 제시한 가운데 2년물과 3년물 모두 -7bp에 결정됐다. 이달 22일 기준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키스자산평가·나이스피앤아이·에프앤자산평가)에서 평가한 AA- 등급의 민평금리는 2년물 3.791%, 3년물 3.855%다. 이 금리가 발행일인 6월 4일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년물은 3.721%, 3년물은 3.785% 수준에서 발행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수요예측에 앞서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리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10곳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리스크를 분산시켜 완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대규모 자금 출혈이 발생했는데도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게 수요예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474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9억원) 대비 5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138억원으로 플러스(+) 전환, 무차입경영도 깨졌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총 6563억원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산부문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ICT부문 개발투자 등으로 자금소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화시스템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각각 부채비율 118.2%, 차입금의존도 10.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부채비율 200% 미만, 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을 안정권으로 본다.
'차입구조 장기화·금융비용 절감·운영자금' 세 마리 토끼 잡았다
한화시스템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 설립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짧게는 3개월, 길게는 9개월 만기의 단기어음과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9월 500억원의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으나 공모채를 발행한 적은 없었다. 회사가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건 2019년 11월 기업공개(IPO)와 2021년 6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정도다.
한화시스템이 이번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그동안 단기화 된 차입구조를 늘려 재무구조를 안정시킨다는 데 목적이 크다. 당초 회사는 조달 자금 1500억원 중 운영자금으로는 200억원만 활용하고 1300억원을 채무상환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상환 대상은 2019년 발행한 사모사채(300억원)와 지난해 7월 발행한 CP(500억원), 같은 해 8월 증권사에서 차입한 대출금(500억원)이다. 모두 올해 7~8월 만기 예정인데, 이를 차환할 시 만기구조를 2~3년으로 장기간 분산시키게 된다.
또한 이번 회사채 금리가 3% 후반대 수준에서 발행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금융비용 누수를 막는 효과도 누릴 전망이다. CP와 일반대출에 적용된 이자율은 각각 4.443%, 4.55%다.
여기에 2500억원까지 증액에 성공하면서 운영자금도 넉넉히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채무상환자금 1300억원을 제외한 1200억원은 전액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3개부체계 4차 양산사업 관련 협력업체 물품대 지급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본적지출(CAPE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향후 설비 확충,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으로 투자규모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보유자금과 안정적인 영업실적 기반의 현금창출력으로 투자자금 소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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