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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유찰설’ 나오는데…JKL파트너스 '뜨는' 이유

Numbers 2023. 11. 20. 10:29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


국내 6위권의 토종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가 하림그룹과 HMM 인수를 추진하며 체급을 올렸다는 평가다. HMM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조원 단위 빅딜을 성사켰다는 점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대형딜 참여 의지를 드러내 향후 펀딩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따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 매각가 7.4조 추산, 하림그룹 실탄 3.8조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HMM 인수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HMM 인수 적격후보자인 하림그룹과 손 잡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펀드 조성 규모는 500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림그룹은 약 3조2500억원의 자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컨소시엄이 HMM 인수를 위해 최소 4조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HMM 매각가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업계에서 HMM 매각 유찰설이 나오는 이유다.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인수적격후보자인 동원산업, 하림그룹, LX인터내셔널 등을 대상으로 오는 23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 9월초부터 이달초까지 HMM 실사를 벌였다. 

매각 대상 지분 57.8%의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총 7조4000억원으로 계산된다. 인수 희망기업들은 HMM의 인수가로 약 5조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가격 차이는 영구채 전환의 영향이 크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10월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 총 2조8000억원 중 1조원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HMM의 몸값이 불었다. 전환된 주식수는 총 2억주다. 이에 따라 HMM 상장 주식수는 6억8903만9496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16일 장마감 기준 HMM의 주가 1만5500원을 곱하면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57.8%의 가치는 6조2000억원으로 계산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20%로 책정해 더하면 HMM 매각가는 7조4000억원에 이른다.  

7조원이 넘는 HMM을 인수하기에는 숏리스트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인수적격후보자들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규모는 △동원산업 1조3343억원△하림지주 1조2937억원 △LX인터내셔널 1조2955억원에 불과하다. HMM 인수를 위해 인수적격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유증을 단행하며 자금을 끌어모으는 이유다. 

 

HMM 인수 참여로 체급 '레벨업'

 

나아가 기업들은 우군을 형성하며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JKL파트너스가 하림의 든든한 우군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건 과거 팬오션 인수에 성공한 이력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하림그룹이 2016년 1조원으로 팬오션을 인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JKL파트너스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 1050억원을 투입해 2.76배의 수익을 거뒀다. 

JKL파트너스는 2001년에 설립된 토종 사모펀드다. 삼정KPMG출신 회계사인 정장근·강민균·이은상 대표가 공동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채대광 부대표, 최원진 전무, 김용석 전무 등이 의사 결정 키맨으로 거론된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 방식이 특징이다.

누적 운용자산(AUM, Asset Under Management) 규모는 2조9000억원 규모다. 총 35개 회사에 투자했으며 18개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투자 전문인력은 약 15명이다. 주요 투자 부문은 △소비재 △산업재 △금융 △TMT △헬스케어 등이다.  

JKL파트너스가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기업은 LS니꼬동제련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LS가 보유한 LS니꼬동제련 지분 49.9%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교환사채 4706억원을 인수했다. 

이밖에 1500억원이 넘는 인수합병(M&A) 사례로 △페렌벨(한국) 100%, 2600억원 △크래프톤 7.4%, 2500억원 △크린토피아(한국) 100%, 1900억원 △팬오션 13%, 1700억원 △동해기계항공 80%, 1640억원 등이 있다.

이번 펀딩에 성공할 경우 JKL파트너스는 자체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게 된다. 국내 자산운용 규모로 본 사모펀드 순위는 △MBK파트너스 34조원 △한앤컴퍼니 약 11조원 △IMM PE 10조원 △글랜우드PE  3조8000억원 △VIG파트너스 3조원 규모다. 투자에 성공할 경우 국내 4~5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다. JKL파트너스가 수조원 단위의 딜에 베팅할 수 있는 체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는 IB 업계에서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HMM 인수전 참여로 자금 동원 의지를 드러냈다“며 “하림지주와 HMM 인수에 성공한다면 자금력을 입증하며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HMM 매각이 유칠되거나 하림이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JKL파트너스는 빅딜 인수 참여 경험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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