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큰 손 역할을 하던 새마을금고가 지갑을 닫으면서 투자금융 업계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와 더불어 투자금융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비리 혐의로 홍역을 치르면서 사실상 올해 출자 및 투자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구원투수가 될 새마을금고 신임 CIO에 거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지갑 닫은 '새마을금고', 신임 CIO 체제서 단비 내릴까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기금운용본부장(CIO) 직무대행을 맡은 이는 이승동 투자금융본부장이다. 올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궐선거가 진행될 예정으로 새 CIO 선임은 2024년 연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신임 CIO는 내부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한 자체 인사 절차를 거쳐 선임된다. 그간 새마을금고 CIO의 경우 내부 승진 사례가 거의 없었던 만큼 외부 인사 선임이 유력하다. 당초 새마을금고 CIO의 임기는 4년이지만, 추후 선임될 CIO는 보궐 자리이기 때문에 2026년 3월 14일에 임기가 만기될 예정이다.
전임인 박천석 CIO는 2020년 4월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합류해 자금운용부문을 이끌어 왔다. 박 CIO는 중앙회 사상 실적에 기여하는 등 성과를 내며 작년 3월 임기 연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국민연금 CIO에 최종 낙마하면서 새마을금고 CI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부문을 이끄는 수장의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새마을금고는 사모펀드(PEF) 출자 비위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차훈 전 회장을 비롯한 일부 새마을금고 임직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펀드 출자 업무를 통해 수수료를 빼돌리고 펀드 출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새마을금고의 출자 업무도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국내 주요 출자자(LP)인 새마을금고의 출자사업이 중단되자 티르티르, 서린컴퍼니, 한미사이언스 등 국내 인수합병(M&A)과 SK리츠 유상증자 등 기업 투자 활동도 급격히 위축됐다.
이런 가운데 새마을금고 신임 CIO가 선임될 경우 여전히 공격적인 출자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실무진, 대표이사, 회장 모두 사모펀드(PEF) 출자와 관련한 뒷돈 거래 의혹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출자받은 운용사들과의 유착 관계가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출자사업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아니라면 성사되지 않았을 법한 딜이 수없이 많을 만큼 신생 PE한테 새마을금고는 유일무이한 앵커 출자자(LP)”라면서 ”새마을금고가 출자를 중단하면서 현재 업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출자사업이 살아난다고 하지만 잇단 논란 등으로 인해 이전으로 완벽히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운용자산(AUM)이 75조에 달하는 기관투자가다. 박 전 회장이 지난 2018년 중앙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케이뱅크(1500억원), 테일러메이드(3500억원), SK엔무브(1500억원) 등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건에 돈을 대며 존재감을 키웠다.
새마을금고는 쿼크PE,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등 대형사에 비해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 운용사에게도 아낌없는 출자에 나서며 자본시장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관련 수익은 약 1조3000억원으로 그 비중이 30%에 달한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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