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HMM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의 CB(전환사채) 발행 등 구체적인 실탄 마련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여전히 호반건설과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 등을 확보한 하림-JKL 컨소시엄보다 자금 여력이 한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든다. 이런 가운데 동원그룹이 ‘판도 뒤집기’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동원그룹(동원산업)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3343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말 기준 6145억원 보다 7198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동원그룹은 크게 늘어난 현금을 바탕으로 자회사 동원로엑스에 4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HMM 매각 본입찰에 인수 주체로 참여시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이달 23일 HMM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추가 실탄 마련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회사인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HMM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 규모는 5000~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스타키스트 활용 등 그동안 알려진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우선협상자 선정 등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세부 방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동원그룹이 넘어야 할 관문이 산적해 앴다. HMM 예상 매각대금은 5조~8조원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동원그룹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3조5000억원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추가 실탄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당면 과제인 셈이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주단을 통해 1조5000억원 안팎의 인수금융을 일으키기로 했지만 인수전 승리를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카드로는 형제사 한국투자증권이 FI로 참전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는 경쟁자인 하림-JKL컨소시엄의 자금 동원력을 더 높게 평가한다. 하림은 10월 자회사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390만3973주(5.8%)를 매각해 1628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최근에는 현금성자산을 3조2500억원 수준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림-JKL 컨소시엄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을 인수금융 대주단을 통해 최대 3조5000억에 달하는 실탄 조달 전략을 짜둔 상태다. 현재 거론되는 예상 매각대금 범위(5조~8조원)에서 인수가를 적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하림-JKL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호반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본입찰이 순항한다면 하림-JKL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번 딜이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예상을 벗어날 경우 하림-JKL 컨소시엄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반그룹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하림-JKL 컨소시엄의 조달 여력이 더 크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꾀하는 동원그룹보다 하림-JKL 컨소시엄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HMM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매각자 측이 희망하는 가격을 미리 정하고 본입찰을 거쳐 인수후보자가 제시한 가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수가격이 매도자 측 희망가보다 낮을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 본입찰은 이달 23일 예정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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