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된 법정관리 기업 국일제지의 매각가가 1005억원으로 결정됐다. 구주 거래없이 주당 발행가액 100원으로 책정된 신주만 10억500만주 인수하는 구조다. 거래정지 전 국일제지의 주가가 800원이었던 만큼,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0일 <블로터>가 입수한 국일제지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 삼라마이다스는 국일제지를 1005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대금은 전량 신주 유상증자 대금으로 납입할 예정이며, 최대주주 ‘디케이원’이 보유 중인 구주는 인수하지 않는다.
유상증자 방식으로만 인수합병(M&A)가 이뤄지는 만큼, 국일제지는 주식 발행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정관에 따르면 회사가 발행할 수 있는 총 주식수는 10억주였다. 이를 최대 15억주까지 발행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삼라마이다스가 인수할 신주의 발행가액이 1주당 100원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국일제지의 거래정지 직전 주가 800원의 8분의 1밖에 안된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기 전인 2월 주가가 200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라마이다스는 매우 저렴한 값에 국일제지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현재 국일제지의 발행주식총수는 1억2762만주 정도다. 삼라마이다스가 10억5000만주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를 시 89.16%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현 최대주주인 디케이원과 최우식 전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0.84%, 0.62%로 떨어진다.
주주들 사이에선 딜 클로징 이후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행주식수가 확대될수록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희석되기 때문이다. 국일제지의 경우 현 발행주식수의 10배에 가까운 물량이 풀리는 것이기 때문에 소액주주 입장에선 달가울 리 없는 M&A라는 분석이다.
이미 일부 소액주주 사이에선 단체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구주주들의 주주가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M&A”라며 “이에 주주연대는 이번 SM의 인수 계획안에 반대 입장을 내고,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소액주주들의 입장과 인수조건을 전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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