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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케미칼, 대주주 후방지원 'HPC 투자금' 차환

Numbers 2024. 6. 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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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케미칼, 대주주 후방지원 'HPC 투자금' 차환

HD현대케미칼이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1조5000억원을 조달한다. 2019년 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 투자 목적으로 빌린 시설대출금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목적이다. 화학업계 불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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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케미칼 홈페이지 캡처. 사진 제공=HD현대케미칼


HD현대케미칼이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1조5000억원을 조달한다. 2019년 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 투자 목적으로 빌린 시설대출금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목적이다. 

화학업계 불황이 지속된 가운데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금융기관에 채권보전을 약속해 조단위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1조5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 차입을 결정했다. 대출 기간은 이달 17일부터 2033년까지다.

신디케이트론은 최소 2곳 이상의 금융 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일종의 집단 대출을 일컫는다. 통상 5~10년으로 중장기 대출로 수차례 나눠 분할 상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3년 거치 7년 만기 조건이라면 발행 3년간 이자만 부담하고 4년차부터 순차적으로 갚으면 된다. 

그러나 이런 조단위 대출은 차주의 사업성만 보고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특히 HD현대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6억원에 그쳤다. 전년도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두배 늘었지만 매출 증가율은 4% 불과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차주가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를 대비한 차선책이 필요하다. HD현대케미칼의 경우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후방 지원에 나섰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보유 지분인 6대 4의 비율로 총 1조5000억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9000억원, 롯데케미칼이 6000억원 각각 채무 보전을 약속했다. 

또한 딜을 주관한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시중은행을 모으면서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실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하나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이번 자금 조성에 참여했다.  

HD현대케미칼은 시설자금을 융통할 때 주로 산업은행을 이용했다. 또 2019년 1조9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발행할 때 산업은행이 주선했다. 산업은행과 장기간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조건에 딜을 마쳤다는 평가다. 

HD현대케미칼이 5년 만에 신디케이트론 조달에 나선 것도 2019년 시설투자금 용도로 발행한 신디케이트론과 관련됐다. 당시 2조7000억원이 소요되는 HPC 프로젝트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길게는 2029년까지 사용하는 조건으로 대출해 조금씩 상환해왔으며 곧 일부 차입금의 리파이낸싱 시기가 도래한다. 

이번 신디케이트론 계약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상환이 급하지 않은 차입금까지 고려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조5000억원 안에는 만기가 한참 남은 차입금도 포함됐다"며 "일부는 만기 도래 전 좋은 조건에 차입을 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