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생태계 이슈를 전합니다.
'부익부 빈익빈'. 고금리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새마을금고의 출자 중단 등 악재가 이어지자 출자예산이 줄어들면서 투자금융 업계에 떠오른 키워드입니다.
한정된 재원을 두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과적으론 우수한 트랙레코드(track-record)를 갖춘 대형 운용사 위주로 출자가 배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블로터>가 올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분석한 결과 특정 운용사가 기관들의 위탁사로 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 운용사 가운데 대부분의 사모펀드 운용사는 AUM(운용자산)이 상위권에 달하는 대형 사모펀드들입니다.
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 A 대표는 “운용사 관점에서 보면 펀딩 시장 ‘부익부 빈익빈’이 상당히 심하다”면서 “특정 기관투자자는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만 출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대형 PE 중 한 곳이 투자한 기업이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위탁사에 선정된 것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상위 사모펀드 운용사에 예산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자자 입장에서는 현재같이 금리가 장기화되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중소형 PE에 출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출자자는 그간 업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투자이력(트랙레코드)을 입증해온 해당 PE에게 돈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D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거나 하면 경제적인 책임 등은 지진 않지만 인사 등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C 관계자는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펀드였다면 어느 정도 책임을 회피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대형 운용사로의 예산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는 이러한 현상이 생태계 이슈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 B 대표는 “투자에도 다양한 세그먼트(세분화) 종목이 있다 보니 여러 플레이어가 발전해야 업계의 경쟁력도 생긴다”며 “운용사의 독점 현상은 시장을 생각했을 때 좋지 않은 그림이다”고 말했습니다.
특정 사모펀드 운용사만 출자를 받게 되면 위탁운용사의 ‘도덕적 해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D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투자를 집행하는 LP(기관투자자)에게도, 이를 운용하는 GP(운용사)에게도 출자 예산은 자기의 돈이 아니다. 사실상 ‘공적 자금’에 해당한다”며 “현재도 LP와 GP 모두 모럴해저드로 출자 자금을 악용해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펀딩 시장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되면 모럴해저드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로의 출자 예산 쏠림 현상은 심화될 전망입니다. 올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모펀드 자금 출자 과정서 일부 운용사에 특혜를 준 것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기관투자자의 위탁 운용사 선정에 대한 감사 과정이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B사 대표는 "PE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은행,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위탁 운용사 선정 절차 등에 대한 감사를 받는다"며 "이번 새마을금고 사태로 감사가 강화될 전망으로 까다로운 감사를 피하기 위해 대형 운용사 선호도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PE로서 씁쓸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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