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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vs 김재철 'HMM 쩐의 전쟁' 후폭풍 감당할까

Numbers 2023. 11. 30. 14:42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좌),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우)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의 HMM 인수전이 오너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두 기업은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막상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성사되면 뒷 일을 수습해야 한다.

HMM 인수에 실패한 기업은 오너의 체면의 구겨진 데 따른 후폭풍을 감당해야 한다. 반대로  성공한 기업은 대규모 인수 자금과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서 “인수를 해도 문제고 못해도 문제”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과 동원은 각각 6조4000억원과 6조3000억원을 인수 희망가로 제시했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 예정가격을 6조원 초반대로 정한 결과다. 매각가 차이로 인한 유찰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인수 희망 가격과 자금 조달 계획, 경영계획 등을 종합평가한다. 

업계는 자금조달 계획의 현실성이 이번 인수전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간의 금융권과 기업간 파트너십이 양사의 우열을 가리는 셈이다. HMM 인수전이 그룹 오너의 자존심 대결로 번지게 된 배경이다. 

양사는 이미 HMM을 인수할 체급이 안된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역량을 증명해 세간의 인식을 털어내고자 시도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양사가 제시한 인수 희망가에서 잘 나타난다. 당초 하림지주와 동원산업은 HMM 인수가로 5조원대를 희망했다. 산업은행이 국회를 통해 HMM 주가에 따른 지분가치를 적정가로 제시하면서 양사는 산업은행의 눈높이에 인수가를 맞췄다. 일부에서는 양사의 HMM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홍국 회장은 이달 1일 강남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HMM 인수에 대해 “앞으로 잘할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명예 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며 뜻을 밝혔다. 

하림은 우군을 대규모로 확보하며 든든한 전선을 구축했다. 신한·KB국민·우리은행을 파트너로 초대하는 한편,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과 손을 잡았다. 여기에 함께 팬오션을 인수했던 국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최대 7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호반건설까지 인수에 힘을 보태면서 하림이 앞서가는 모습이다. 

동원은 자회사 동원로엑스의 유상증자로 실탄을 마련하고 동시에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이 시작부터 다소 외로운 인수전을 치루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HMM이 연내 매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양사가 인수가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자기자본 3조원에 인수금융 3조5000억원을 더해 총 6조5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금성 자산 7000억원 △선박자산유동화 1조원 △JKL파트너스 7500억원 △영구채 5000억원 등이다. 인수금융 금리는 연 8% 수준으로 연간 이자 부담만 2800억원에 달한다. 

아직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동원은 주식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3조원 이상을 자체 조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만약 자체 조달이 어려울 경우 하림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HMM 배당 가능 금액을 3년간 1조5000억원으로 제한해 HMM에 인수금융이나 이자부담을 전가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오너의 의지로 HMM 인수를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막상 내부에서는 인수를 해도 문제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해운업의 다운사이클(경기 하락)을 견디며 이자비용을 감당하려면 인수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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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vs 김재철 'HMM 쩐의 전쟁' 후폭풍 감당할까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의 HMM 인수전이 오너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두 기업은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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