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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섰다. 3년 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매각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리하는 작업이다. 이번 인적분할 대상은 '투자사업 부문'이다. 투자사업 부문에는 두산밥캣의 주식을 비롯해 3년 전 HD현대인프라코어가 물려준 채무가 포함됐다. 이번 개편은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에 종지부를 찍는 의미도 포함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고한 분할합병 결정안에 따르면 원전 등 기존 에너지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남고 나머지 자산은 투자사업 부문(분할합병대상 부문)에 포함돼 인적분할된다. 향후 투자사업 부문은 두산로보틱스로 편입된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독립되는 투자사업 부문의 주요 자산에는 2조1980억원의 장부가치를 지닌 두산밥캣 주식이 포함된다. 두산밥캣에 가려진 또 다른 핵심 자산으로 유동성장기부채 2491억원, 사채 3986억원, 장기차입금 700억원 등 장단기 차입금도 빼놓을 수 없다.
공개된 분할재무상태표는 개별 기준으로 작성됐다. 기존 두산밥캣의 보유분이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 몫으로 분류된 부채라는 얘기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그룹에 매각할 당시 승계한 부채와 관련됐다. 2020년 두산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당시 산업은행에서 대규모 지원을 받는 대가로 자산매각 등을 시행했으며, 처분 대상에는 두산인프라코어도 포함됐다.
매각 전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인수 여파에 따른 현금부족에 시달리며 국내외에서 차입을 일으켰다. 두산밥캣 주식 3749만2922주를 담보로 해외에서 총 6억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고, 산은 등에서 2600억원을 조달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앞서 두산밥캣을 분리해 두산에너빌리티로 넘겼다. 이 과정에서 기존 차입금의 채무자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두산에너빌리티로 바뀌었다. 이로써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주식담보대출의 연결고리를 끊고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었다.
주주 동의를 얻어 지배구조 개편이 종료되면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넘겨받은 차입금 잔액을 모두 털어내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소속일 때부터 갖고 있던 차입금이 분할돼 넘어가는 것"이라며 "사전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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