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원문 바로가기
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변경하고 재무 상황 개선에 힘쓰고 있다. 8일 DH에 따르면 회사는 10년 만에 CFO를 교체한다. 마리 앤 팝(Marie-Anne Popp) 재무 담당 수석 부사장이 이달 1일부터 임시 CFO로 선임됐다. 신임 CFO 내정자와 선임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임마누엘 토마신(Emmanuel Thomassin) 전 CFO는 오는 9월까지 고문으로 남는다.
이러한 변화 배경으로 DH의 부채 관리 상황이 주목된다. 회사는 최근 11억 유로(1조6493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중 2025년, 2026년 만기 예정인 CB를 재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재매입 규모는 3억 유로(약 4499억원)다. 2027년8월 만기 예정인 대출금 상환일은 2029년12월로 연장했다. 회사는 "자본 구조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라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DH는 최근 현금 확보에 집중했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우아한형제들에서 올해 초 약 4000억원을 배당받았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영업이익 약 7000억원 중 57%를 가져간 셈이다. 이어 DH는 대만 배달앱 시장에서 자리잡은 푸드판다 타이완을 우버에 매각하기로 결정해 현금 창출구를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9억5000만 달러(약 1조3138억원)에 매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향후 DH는 우아한형제들을 중심으로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DH의 연결 매출 중 아시아 지역 매출의 대부분이 우아한형제들에서 나온다. 지난 5월 DH는 유로로 표시하던 대출금을 원화로 표시하는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원화로 표시하는 대출 원금은 7940억원이며, 상환 만기일은 2029년12월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은 회사의 가장 큰 단일 시장"이라며 "지금까지 현지 통화(원화)로 제한된 부채를 조달했는데, 이제 원화로 재표시함으로써 현금 흐름을 더 밀접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우아한형제들 운영을 두고 모회사인 DH의 입김이 더욱 세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DH의 최고운영잭임자(COO)인 피터얀 반데피트(Pieter-Jan Vaendepitt)가 우아한형제들 임시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는 지난 2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 전 대표의 정확한 사임 이유, 차기 대표 내정자의 정체는 알 수 없다"며 "모회사의 자본 관리·경영에 대한 설명도 공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재무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산 리밸런싱]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에 ‘알짜’ 두산밥캣 이전…재무 득실은? (0) | 2024.07.14 |
---|---|
[보험사 미래수익 분석]⑮ 정도영업 34년…우수설계사 10명 중 3명 KB라이프생명 '단연 1위' (0) | 2024.07.09 |
'자회사 리스크'로 적자 낸 무신사, 조만호·박준모 투톱 체제로 조직 쇄신할까 (0) | 2024.07.09 |
예수금 260조 회복…김인號 '연체와의 전쟁' 1년만 (0) | 2024.07.09 |
[보험사 미래수익 분석]⑭ 롯데손보 역대급 실적…신계약 발판에 내실다지기 (0) | 202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