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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비영업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 ENM은 지난 2022년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을 인수한 뒤 늘어난 차입금으로 부담을 느껴왔다. 콘텐츠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악화도 재무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CJ ENM은 지난해 삼성생명, LG헬로비전 지분을 매각해 부채를 조절했다. 올해는 넷마블 주식을 팔아 재무건전성을 제고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은 넷마블 보통주 429만7674주를 처분한다. 주당 가격은 5만8200원으로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CJ ENM은 현금 2501억2500만원을 보유하게 된다. 회사는 확보한 현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로써 CJ ENM의 넷마블 지분율은 기존 22.9%에서 16.78%로 축소된다.
CJ ENM은 차입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3조6058억원으로 이 중 54.19%는 1년 내 만기 도래한다.
차입금은 이자를 내야 하는 빚이다. 단 차입금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현금이 충분하다면 상환부담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부채상황을 평가하려면 총차입금에서 보유 현금과 예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1분기 CJ ENM의 순차입금은 2조2906억원이다.
기업의 부채부담을 수치화한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을 보면 CJ ENM은 순차입금 축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총자본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1분기 CJ ENM의 부채비율은 146%로, 지난해 말의 138%에서 8%p 늘었다. 보통 기업의 부채비율 200% 이하를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순차입금비율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순차입금비율은 보유현금을 동원해 빚을 갚아도 남는 부채가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보통 20% 이하를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 1분기 CJ ENM의 순차입금비율은 55%로 지난해 말의 48%보다 7%p 증가했다. 지난해 내내 순차입금비율은 50~60%선을 나타냈다.
CJ ENM은 "사업경쟁력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핵심자산을 활용한 유동화를 진행해왔다"며 "재무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넷마블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비핵심자산을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J ENM은 사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376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6%가량 증가했다. 이는 주요 사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이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240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0% 불어났다.
이와 함께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티빙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며 CJ ENM의 연결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2020년 CJ ENM이 티빙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티빙은 국내 주요 OTT로 자리잡았지만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해 적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420억원이다. 올해 티빙은 KBO리그 중계를 시작해 유료 구독자 수를 늘렸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CJ ENM의 콘텐츠 흥행도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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