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두산 리밸런싱]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에 ‘알짜’ 두산밥캣 이전…재무 득실은?

Numbers_ 2024. 7. 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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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에 ‘알짜’ 두산밥캣 이전…재무 득실은?

두산그룹이 3대 사업체계로 개편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내용이 골자다. 두산밥캣은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두산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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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두산타워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그룹이 3대 사업체계로 개편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내용이 골자다. 두산밥캣은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이전하면서 현금을 확보하고 부채를 함께 넘기면서 재무 부담을 덜게 됐다.

두산그룹은 이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6%(4617만6250주)를 보유한 두산밥캣의 투자사업 법인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흡수인적분할합병은 큰 틀에서 두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스마트머신(두산로보틱스) △반도체 및 첨단소재(두산테스나)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기 위한 밑작업이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두산퓨얼셀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보유한다.

인적분할합병의 승계 재산 목록을 살펴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대신 72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덜어내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기에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4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1조2000억원 가량의 순차입금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 2조1980억원(46.06%), 선급비용 17억원, 이연법인세자산 56억원 등 2조2053억원의 자산을 두산에너빌리로부터 가져간다. 대신 미지급비용 66억원, 만기 1년 이내의 유동성장기부채 2491억원, 사채 3986억원, 장기차입금 700억원 등 7243억원 가량의 부채도 함께 가져간다. 덕분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재무 부담을 줄일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골프클럽 사업을 운영하는 두산큐벡스를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에 3709억원에 매각한다. 또 금융투자업을 운영하는 D20 Capital LLC를 두산로보틱스에 644억원에 매각한다. 이밖에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총 4831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처럼 두산밥캣을 넘기는 대신 부채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면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을 줄일 계획이다. 가중평균 조달금리 5.5%를 적용하면 연간 66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을 절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두산에너빌리티는 보유한 두산밥캣의 주식 가격 상승 효과로 2493억원 규모의 처분이익을 얻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가가 2조1980억원에서 2조4473억원으로 상승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2024년 당기순이익이 개선되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게 처분이익이 포함된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배정해 주주환원을 실시한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두산에너빌리티의 입장에서는 당장의 부채 감소와 현금 확보로 재무상 개선 효과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최대 캐시카우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산하에서 주요 현금 창출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두산그룹 포트폴리오 중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부문의 매출 비중은 51%에 달한다.

두산밥캣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1804억원, 155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중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지분 46.06%에 돌아간 몫은 각각 830억원, 714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인적분할합병 이후 두산밥캣의 지분을 공개매수할 계획인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배당금을 온전히 얻을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선 단순 계산으로 연간 660억원의 금융비용은 줄인 대신 700억~8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포기한 셈이다. 분할 이후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채비율은 130.97%(23년 말 기준)에서 157.23%로 26.26%P 늘어날 전망이다. 순부채는 감소했지만 자산 항목에서 두산밥캣의 지분가 2조1980억원이 떨어져 나간 영향이다.

이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자회사 두산퓨얼셀 본연의 성장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원자력, 소형모듈원(SMR), 가스·수소터빈, 가스터빈(GT)·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아우러 조만간 발표할 총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 기대감도 높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