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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우 삼성SDS 사장, 연임성공했지만…'클라우드·AI 경쟁' 산 넘어 산

Numbers 2023. 11. 30. 22:09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가 지난 9월 12일 서울시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REAL Summit 2023' 키노트 세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사장)가 임원인사에서 유임됐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 출신의 황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불린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클라우드 분야와의 접목이 활발한 가운데, 황 사장의 기술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삼성SDS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황 사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황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일본 NEC(일본전기주식회사) 기초연구소 연구원, 고려대학교 전기전자파공학부 교수를 거쳐 2012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종기원) 나노 일렉트로닉스 랩장을 맡았다. 이후 삼성 종기원 디바이스 랩장, 디바이스 & 시스템연구센터장,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삼성전자 종기원 사장 겸 삼성전자 AI & SW(소프트웨어) 연구센터장을 지냈다. 

황 사장은 2020년 연말 인사를 통해 삼성SDS의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당시 삼성SDS는 삼성전자 종기원에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황 사장의 경험과 글로벌 역량, 대내외 네트워크 등 역량을 강조하며 회사를 글로벌 IT(정보기술)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2020년 연간기준 11조174억원이었던 삼성SDS의 매출은 2022년 말 기준 17조2348억원으로 5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16억원에서 9160억원으로 5.1% 늘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은 9조 8997억원, 영업이익 593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8%, 18.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의 선박 물류 사업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회사의 영업이익률 상승 등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기술통 황 사장의 연임은 삼성SDS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도 AI 전환기에 기술 역량이 있는 리더십의 장기적인 계획 설계가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과 생성형 AI가 결합되는 상황에서 황 사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 AI & SW 연구센터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황 사장의 주요 과제로는 단연 클라우드 사업 확장이 손꼽힌다. 삼성SDS의 사업은 크게 클라우드를 포함한 IT 서비스, 물류 서비스 등으로 나뉜다. 이중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2022년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였으나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13.4%로 7.1%P 늘었다.

클라우드 사업은 확장되고 있지만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 사업)의 이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MSP는 클라우드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컨설팅을 비롯해 데이터 이관 및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인력이 많이 투입되다보니 인건비의 규모가 커 영업이익률이 낮다. 이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 등 다른 MSP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에서는 글로벌 강자 아마존웹서비스(AWS)·MS·구글과 경쟁을 펼치며 삼성그룹사가 아닌 대외 고객을 늘려야 하는 것이 황 사장의 과제다.

기업용 생성형 AI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황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생성형 AI는 대규모 연산 처리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저장할 대규모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는 AWS·MS·구글 그리고 국내 대기업들도 클라우드에 AI 사업을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황 사장 또한 회사의 클라우드 사업 강화와 함께 생성형 AI를 접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9월 △지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솔루션 Brity Copilot(브리티 코파일럿)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 결합을 가속화하는 플랫폼 FabriX(패브릭스) 등 두 가지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SDS의 생성형 AI 서비스는 내년 1분기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황 사장에게는 클라우드와 생성형 AI를 앞세워 실적을 개선하며 회사의 주가도 부양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황 사장이 주주들에게 보여준 그래프에는 일본 IT서비스 기업 NTT데이터와 글로벌 IT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 글로벌 물류 기업 DHL의 주가와 함께 삼성SDS의 주가가 담겼다. 다른 기업들의 주가는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삼성SDS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못한 모습이었다. 삼성SDS의 주가는 당시에 비해서는 상승했다. 2022년 초반 11~12만원을 오가던 주가는 29일 전일 대비 4.66% 증가한 16만6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삼성SDS에 투자한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황 사장도 잘 알고 있다. 

한편, 삼성SDS는 이날 부사장 2명, 상무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대우 솔루션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상무)과 오영석 통합보안센터장(상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30대 임원으로 생성형 AI 연구를 책임질 권영대 상무가 선임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및 디지털 물류 사업 경쟁력 강화, 생성형 AI 기반 하이퍼오토메이션 혁신 선도를 위해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들을 중용했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젊은 리더의 양성을 위해 창립 이래 최초로 30대 상무를 내부 승진시키는 등 나이를 뛰어넘어 성과와 역량을 발휘한 인재들을 과감히 등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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