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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한화시스템, ‘美 오버에어’ CB 상환…매각 검토 수순

Numbers_ 2024. 7. 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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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한화시스템, ‘美 오버에어’ CB 상환…매각 검토 수순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미국 도심항공이동수단(UAM) 전문기업인 ‘오버에어’를 자회사로 두고 상용화에 필요한 개발을 진행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목적으로 ‘오픈형 전환사채(Convertibl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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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시스템 홈페이지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미국 도심항공이동수단(UAM) 전문기업인 ‘오버에어’를 자회사로 두고 상용화에 필요한 개발을 진행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목적으로 ‘오픈형 전환사채(Convertible Note)’를 활용해 자금도 지원했다. 최근 한화시스템은 만기가 도래하자 전환 대신 상환청구에 나섰다. UAM 시장의 성장이 미미한 가운데 오버에어의 사업도 지연되자 청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버에어를 계속 들고 가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UAM 상용화를 포함해 시장의 개화가 생각보다 지연돼 여러 옵션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가 발행한 오픈형 전환사채 상환을 청구한 뒤 절차를 밟아 매각설이 주목되기 시작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오버에어가 발행한 전환사채의 만기가 도래해 상환 요청을 했다”면서 “청구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다”고 설명했다.

오버에어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자금확보 차원에서 각각 3000만달러(약 345억원), 6000만달러(약 64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최대주주인 한화시스템이 지원에 나서 물량을 소화했다. 만기는 모두 대금지급일로부터 2년까지로 설정해 만기가 지난 상황이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운영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발행한 1차 오픈형 전환사채에 투자했다. 오픈형 전환사채는 전환가액을 정하지 않고 투자한 후 후속 절차를 통해 기업가치가 정해지면 전환가액과 발행주식 수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듬해 6월에는 시리즈B 투자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2회차 CB까지 취득했다.


CB는 대표적 메자닌 상품 중 하나로 투자자는 일정 시기가 오면 여건에 따라 전환이나 상환을 요청할 권리를 갖는다. 주식 전환을 요청해 지분을 추가로 늘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은 상환을 청구하며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버에어를 포함해 UAM 사업 전반을 정리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물론 한화시스템 입장에서는 오버에어 지분 45.3%를 가져 지배력이 충분한 만큼 보유주식을 추가로 늘릴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수익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자회사에 상환을 요청한 점으로 미뤄 더는 지원 의사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오히려 매각 등 청산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린다.

오버에어는 미국 방위산업 기업 카렘에어크래프트가 민간용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을 위해 2020년 물적분할로 설립했다. 한화시스템도 당시 지분참여 형태로 투자해 eVTOL '버터플라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자금지원과 인력파견 등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실물크기의 무인시제기를 제작했고 올해 초에도 비행시험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UAM 업계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인프라 구축 등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이에 오버에어도 지속적인 적자를 내면서 각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오버에어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지분법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해 전체 지분법손실 240억원에서 73.7%를 차지한다.

한화시스템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전체 손실의 대부분은 오버에어 투자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오버에어의 UAM 사업 상용화는 2025년으로 계획돼 있으며, 당분간 지속적인 지분법 손실이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