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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엑시트 시점은?...농금원, 농식품기업에 M&A 전략 공유

Numbers 2023. 12. 1. 10:40

2023 농식품 산업 투자생태계 활성화 컨퍼런스. (사진=황금빛 기자)


“가맹점 70여개를 갖고 있던 음식점이 있다. 매수자가 15억원을 제시했는데 더 잘나갈 거라 생각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안 했다. 시간이 지나 4억여원에 엑시트를 했다. 규모를 키우고 ROI(투자수익률)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더 큰 밸류(가치)로 엑시트를 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인수합병(M&A) 전문가인 곽상빈 바로회계법인 부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농식품 산업 투자생태계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행사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에서 개최했다. 농림수산식품(농식품) 모태펀드 투자를 받은 농식품 경영체(기업)들이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M&A와 기업공개(IPO)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농식품 기업의 M&A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곽상빈 부대표는 딜(거래) 성사 여부에 중요한 건 가격이지만 이는 결국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격은 고정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경제 상황이 지난해 하고 많이 달라졌는데 가장 좋은 시점은 바로 지금 잘나가고 있을 때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담긴 재무제표다. 곽상빈 부대표는 “투자 유치 같은 경우 기업 설립 전 단계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업의 타당성이나 인허가권, 1·2차 벤더(vendor) 등 어딘가에서 매출이 찍힐 것으로 예상돼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M&A이 경우 기업 지분 상당 부분을 인수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재무적 실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수자 입장에서 체크해야 할 포인트로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규모 △회사가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업 영역 △향후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방향 △현재 회사와 인수대상 기업의 시너지효과 정도 △회사가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능력 △인수대상 기업 운영 주체 등을 꼽았다.

매도자 입장에선 △지금이 최적의 매각시점인지 △본인이 생각하는 매각가액이 얼마인지 △가장 높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최적의 인수군은 누구인지 △매각 시 딜 브레이커가 될 만한 법률·회계·세무적 문제가 존재하는지 △경영자 입장에서 평생을 바쳐 일궈 낸 기업을 떠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를 위한 제도 설명은 IPO 전문가인 김동철 한국거래소 부장이 맡았다. 그는 최근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증가하고 있는 기술 특례 상장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을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했다.

김동철 부장은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출입 통제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이 있는데 직전 상반기 자본잠식이었다”면서 “그런데도 상장 승인을 받은 이유는 공신력 있는 해외 기술 경진대회에서 주력 사업 분야 글로벌 1위 수상을 하고 우량 매출처로부터 최근 수주를 해서 사업화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예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본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 있는데 제품 개발 이후 양산까지 4~5년이 걸리고 그동안 대규모 연구개발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하지만 자동차 전장사업의 특성을 인정받아 상장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농금원은 컨퍼런스가 끝나고 △구매(오뚜기·농협·CJ프레시웨이·삼성웰스토리 등) △투자(롯데벤처스·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패스파인더H·마그나인베스트먼트·NH투자증권 등) △IPO △M&A △수출 △수출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에게 농식품 기업이 상담을 받고 관련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자리에 함께 한 백종철 농금원 본부장은 “이상기후, 전쟁 등으로 식량안보,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ICT(정보통신기술), AI 등 과학기술 발전으로 농업 분야에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농업·그린바이오·푸드테크 등의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선도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펀드 확대와 농식품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컨설팅, 투자 지원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금원은 농식품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관리 기관이다. 2016년 9월 이후 올 10월까지 정부 자금 약 1조원과 민간 자금 8000억원을 매칭해 총 1조8100억원 규모의 121개 펀드를 만들어 농식품 산업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지원해오고 있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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