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벤처투자

메디치인베스트먼트, 회수 전략은?...분할 매도로 빠른 엑시트

Numbers_ 2023. 12. 6. 17:01

(사진=메디치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회수 부문 올해의 VC(벤처캐피탈)로 선정됐다. 투자금 회수 타이밍을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주식을 조금씩 분할 매도하면서 빠르게 LP(출자자)에게 수익을 우선 배분하며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한국벤처투자의 'Korea VC Awards 2023'에서 회수 부문 올해 최우수 운용사로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략적인 엑시트로 성공적인 회수를 이끌어 와서다.

일반적으로 VC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가 상장을 할 때까지 기다린다. 상장 이후 주식 보호예수(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한 번에 혹은 조금씩 매도하며 투자금을 회수해 나간다.

반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주로 투자 포트폴리오가 IPO(기업공개)를 하기 전 주식을 여러 번 분할 매도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전체 상황을 보고 목표 수익률을 충분히 달성했거나 현 시점에서 가지고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주목을 받아 해당 주식을 매수할 기관이 많은 경우 관련 포트폴리오 주식 매도에 적극 나선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관계자는 “상장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전략적으로 그 전에 일부를 회수해서 LP들에게 분배를 우선적으로 많이 하는 편이다”면서 “예컨대 내년에 IPO를 하는 기업이 있다고 해도 내년 IPO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상황에 맞춰 조금씩 분할 매도를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IPO를 한 투자 포트폴리오인 △슈어소프트테크 △시지트로닉스 △코어라인소프트 등도 IPO 이전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내년 IPO가 예상되는 곳은 이에이트, 에이피알을 포함해 10곳이다. 역시 상장 예비 심사 청구 전후로 분위기와 타이밍을 보고 지분 분할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은 LP 입장에서도 반길 수밖에 없다. 투자금 회수가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결성했던 ‘메디치 2015-2 투자조합’도 2년만에 청산한 바 있다. 내부수익률(IRR)은 32%를 기록했다.

현재 청산을 진행하고 있는 300억원 규모의 ‘메디치 2014-2 스타트업투자조합’도 원금과 기준수익률(6%)에 해당하는 수익을 LP에게 다 분배한 상태다. 해당 조합은 처음 150억원 규모였는데 결성 1년여 만에 투자 재원을 소진해 300억원까지 증액했다. 주요 LP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아이디스, BNK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이다.

성과보수도 기대되고 있다. IRR이 기준수익률을 넘어설 경우 기준수익률 미만의 수익에 대해서도 성과보수를 지급받는 캐치업(Catch-up)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IRR은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해당 조합 투자 포트폴리오 4개 정도 투자금 회수를 남겨두고 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사인 에스앤에스텍이 2011년 4월 설립했다. 같은 해 11월 에스앤에스텍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KTB투자증권 출신 배진환 대표가 인수했다. 현재 최대주주도 배진환 대표다.

주 투자 영역은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체다. 누적운용자산(AUM)은 3920억원, 현재 운용하는 펀드는 9개, 청산한 펀드는 5개다. 주요 LP는 공제회다. 지난해엔 PE(사모펀드) 부문을 인적분할해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를 설립했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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