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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과 함께 유통 주식 물량을 확대하고자 액면 분할 소식까지 전했지만 주가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당 가격을 낮추는 액면 분할은 투자 접근성을 높여 주가 부양에 유리함에도 오히려 역효과를 낸 셈이다. 여기에 이달 말이면 상장일로부터 6개월의 보호예수(락업)가 걸려있던 물량이 대거 풀릴 예정이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에이피알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55억원과 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8%, 13.0% 각각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반기·분기 매출을 새로 썼다. 동시에 전날 보통주 1주 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 분할도 공시했다. 9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액면 분할이 이뤄지면 총 발행 주식 수는 762만178주에서 3810만890주로 늘어난다. 거래는 10월31일부터다.
유통 주식 수가 증가하는 액면 분할은 통상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 경우라면 거래가 활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12.16%(3만5000원) 하락한 2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25만원)까지 근접한 수치다. 1일에는 0.4%(1000원) 더 하락해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기대치 하회와 오버행 우려
투심을 자극할만한 소식에도 주가가 부진에 빠진 이유는 역대 최대임에도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과 함께 이달 말 상장일로부터 6개월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디올투자증권은 1일 에이피알의 국내 판매 부진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37만원으로 내렸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에이피알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8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310억원)를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2분기 에이피알의 연결기준 매출은 1555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와 당사 추정치를 각각 11%, 16% 하회했다"고 말했다.
잠재적 공급 과잉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달 27일 매각 제한이 풀리는 물량은 상장 당시 주식 수 기준 48만3665주(6.39%)다. 최대주주인 김병훈 대표의 10만5122주(1.39%)와 신재하 부사장의 1만5708주(0.21%) 역시 의무보유 기간이 해제된다.
에이피알은 2월27일 상장과 함께 꾸준히 오버행 리스크가 거론돼 왔다. 실제 상장 직후 36.85% 수준에 그쳤던 유통 주식 수는 상장일 2개월 후 60.05%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8월 말 물량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앞서 2개월 락업이 풀린 4월 말의 경우 오히려 주가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에이피알 주가는 4월11일 최저가인 21만1500원을 찍은 뒤 반등해 6월 말 40만9500원까지 올랐다. 공급이 늘었지만 이를 소화할 만큼 수요가 받쳐 주면서 오버행 우려를 무사히 넘겼다.
다만 7월 들어 줄곧 하락세라는 점은 변수다.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는 의미다. 물론 6개월치 물량은 이전 보다 규모가 작고, 그간 오버행 리스크가 현실화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큰 충격은 없을 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보호예수가 끝난다고 해서 해당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제외한 기존 주주 중에선 하나증권(1.24%), CJ ENM(0.1%), CJ대한통운(0.12%) 등이 보유한 36만2835주(4.79%)가량이 유통가능주식으로 추가된다. 6개월분의 의무보유 등록이 해제되면 유통 주식 수는 66.43%까지 오를 예정이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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