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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각자와 원매자 사이에 적정가를 두고 이견이 큰 상황에서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컨소시엄 구성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 매각 본입찰이 다음날 9일 진행된다. 앞서 지난 6월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 IMM 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싱가포르), 거캐피탈파트너스(홍콩), 칼라일그룹(미국) 등 4곳이 선정됐다.
2021년에 출범한 에코비트는 국내 최대 폐기물 매립 업체로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6744억원, 영업이익 10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태영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지분 50%씩 들고 있다. 매각 대상은 이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본입찰을 앞두고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 중 거캐피탈이 다른 외국계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케펠인프라와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캐피탈은 두 곳에 모두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캐피탈이 다른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이유는 폐기물 등 인프라 회사 경영 측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캐피탈의 운용자산(AUM)은 올해 1분기 기준 354억달러(48조원) 수준이다. 자금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거캐피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로 부동산에 몰려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사 '드림마크원' 외에는 트윈시티남산, 덕수궁 디팰리스 등 부동산 중심으로 투자해 왔다.
케펠인프라의 올해 1월 기준 AUM은 88억달러(11조원)다. 거캐피탈보다 자금력이 부족하지만 에너지·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해 온 게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 태양광 기업 '엔팔', 싱가포르 폐기물 공장 '세노코'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2022년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폐기물 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를 인수했다.
칼라일의 AUM은 4350억달러(600조원)에 달한다. 칼라일은 이번 딜에 인프라 투자 경험에 강한 맥쿼리 출신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IMM 컨소시엄은 해외 PE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회사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19년 IMM PE는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인수했고 2023년 지분 30%를 블랙록에 매각해 1조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보였다. IMM인베스트먼트는 EMK를 3900억원에 인수해 76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번 딜은 결국 가격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이 급한 태영그룹 입장에서 가격을 높게 부른 곳에 우선협상권한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각자 측인 태영그룹과 KKR은 에코비트 매각가로 3조원 이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 2500억원에 멀티플 10배를 넘게 적용해야 3조원이 나온다.
IMM 컨소시엄이 생각하는 적정 인수가는 2조원 초반대다. 만약 외국계 PE들이 매각자 측이 원하는 가격을 제안할 경우 우선협상권한은 외국계 PE가 가져갈 공산이 크다.
IB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PE의 경우 당장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에코비트가 조단위 딜이어서 트로피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달러 강세도 외국계 PE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12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 근처까지 오르는 등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계 PE 입장에서 과거 대비 10% 정도 베네핏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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