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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호 M&A 대전]④ 이성욱 CFO "염가매수차익 인정"…보험사 인수가 1.9조 '초과' 근거

Numbers_ 2024. 8. 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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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호 M&A 대전]④ 이성욱 CFO "염가매수차익 인정"…보험사 인수가 1.9조 '초과'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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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욱 우리금융 CFO /사진 제공=우리금융, 동양·ABL생명


"보험사를 인수하게 되면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염가매수차익은 자본 비율에 도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지난달 25일 이성욱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담당(CFO) 부사장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합병(M&A)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업계 관심은 인수가격에 쏠린다. 이런 가운데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띄운 염가매수차익이 이번 거래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블로터>가 우리금융의 상반기 위험가중자산과 보통주자본을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보통주자본비율(CET1) 목표치인 12%를 훼손하지 않는 인수 가격은 2조4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1000억원 더 여유가 생겼다. 

CET1은 '보통주자본/위험가중자산(RWA)'으로 구하는데, 분자 값인 보통주자본이 27조824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5%(932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통주자본의 10%로 산정하는 RWA 한도도 1조8000억원에서 1000억원 늘었다.

'바젤III(국제결제은행의 은행 재무건전성 기준)' 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은 보험사 M&A 시 보유한 보통주자본의 10% 한도에서 250%를 위험가중치로 간주해 RWA로 적용한다. 그런데 우리금융의 RWA 한도는 1조9000억원이 남았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총 인수가격의 1조9000억원만큼만 RWA로 잡고, 나머지는 보통주자본에서 삭감하게 된다. 즉 인수가가 RWA 한도를 넘어서는 만큼 분자값이 감소하고, 이때 CET1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저희가 갖고 있는 투자 한도가 약 1.9조 정도 되는데 그걸 초과하는 금액은 자본에서 차감하게 된다"며 "타 금융그룹과 달리 중대한 투자에 충분한 여유가 있고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할 때 그룹 전체 자본 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유상증자 없이 M&A가 가능한 구조다"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번 M&A에서 ‘염가매수차익 효과’를 염두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콜에서도 "자본 비율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염가매수차익'을 총 3회 언급했다.

본지가 추산한 인수가 2조4000억원에도 염가매수차익이 적용됐다. 이를 배제한 채 CET1을 계산하면 11.58%로 12% 선을 밑돈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동양‧ABL생명 패키지 순자산가치(공정가치)를 3조5000억원(자본총계 기준)이라고 가정할 때 우리금융이 2조4000억원에 회사를 사들인다면 염가매수차익은 1조1000억원이다. 이를 자본에 합산하면 CET1은 12.05%로 산출된다.

염가매수차익은 자본에 더해지기 때문에 M&A로 자본이 삭감되더라도 이 차익이 많아질수록, 즉 싸게 살수록 자본 비율은 상승한다.

한편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 여력=자회사 출자 금액/자기자본 총액)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훨씬 하회한 96% 수준이다. 자본적정성을 일체 배제한 해당 기준으로만 볼 때 우리금융은 자회사 인수에 8조4763억원까지도 투자할 수 있다.

최주연 기자 prot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