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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헌 한국M&A거래소장 "M&A, 오너 이득보다 경제 논리 앞서야"

Numbers 2024. 8. 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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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헌 한국M&A거래소장 "M&A, 오너 이득보다 경제 논리 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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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인수합병(M&A)은 오너 일가 배불리기가 아닌 경제 논리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이달 초 <블로터>와 만난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은 최근 잇달은 M&A 논란 해결책에 대해 이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대주주 가치를 높이는 M&A가 아니 사업 관계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건수는 34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84건) 대비 56건(19.7%)이 증가했다. 이처럼 M&A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두산, 큐텐그룹과 같이 논란이 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먼저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주식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두산로보틱스와 분할신설법인을 합병하는 M&A를 추진한다. 

그러나 이는 합병 비율과 관련하여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한 M&A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량 기업인 두산밥캣 주주는 자신의 주식 1주 대신 적자 기업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두산 지배구조 개편은 모회사 가치 제고가 아닌 오너 일가 가치 제고가 중점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두산밥캣과 같은 우량 기업을 오너 일가 지분이 낮은 회사(두산에너빌리티)에서 높은 회사(두산로보틱스)로 인수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기업이 결합할 시 사업의 밸류체인을 봐야 한다. 로봇, 인공지능(AI) 등 연관성이 있는 사업끼리 결합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짚었다. 

큐텐그룹은 티몬, 위메프 등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한 전자상거래 업체를 마구잡이로 인수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큐텐이 무자본 M&A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큐텐의 경우 중간에 흐르는 자금을 정당한 절차 없이 마구잡이로 쓰다보니 정작 필요한 상황에 쓸 자금이 없어 문제가 된 상황"이라며 "기초와 기말 현금 흐름을 명확히 표시한 현금흐름표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M&A 방안으로 그는 "경제 논리에 따라 기업 간 밸류체인을 연결하면 미래 가치가 커진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경제 논리는 현재 사업 경쟁력을 높여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그렇게 했을 때 주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업에게 M&A는 필수"라며 "M&A는 기업이 커지는 발판이 되고 좋은 기회에 자금을 회수(엑시트)해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기업은 다른 성장 기업을 인수해 커지기도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몇 년 뒤 M&A를 통해 성장한 다른 기업에 밀려 쓰러져버린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사단법인 한국M&A투자협회 회장, 아시아M&A협회 창립자 겸 초대회장을 역임한 뒤 한국M&A거래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M&A거래소는 중소기업 전문 M&A 거래 플랫폼이다. 부정적인 국내 M&A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중소기업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출범했다. 

강주현 기자 kjh20000@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