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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리더십’ 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 위기관리 능력 검증대 오르나

Numbers 2023. 9. 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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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이마트 새 수장으로 낙점된 가운데 한 신임 대표의 선구안과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말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이끈 한 대표는 공교롭게도 취임 직후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지만, 공격적인 외형 성장으로 수익성을 개선했고 결국 지난해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조선호텔앤리조트를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위기를 딛고 일어난 한 대표의 탁월한 위기 경영 능력이 먹구름이 드리운 이마트에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늪에 빠진 조선호텔앤리조트 건지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2019년 10월부터 5년여간 조선호텔앤리조트 경영을 책임져 온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구원자‘로 통한다. 2014년부터 줄곧 적자에 허덕이던 조선호텔앤리조트를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의 안살림을 도맡으며 재무구조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실제로 한 대표 취임 이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수익성은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2019년(별도) 2089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인 2020년(연결) 코로나19로 인해 1490억원을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이후 2021년 3107억원으로 반등에 성공, 지난해에는 4799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91억원 증가한 262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19년(별도) 124억원에서 2020년(연결) 706억원, 2021년 493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2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33억원을 달성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 대표의 안정적 리더십에 힘입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재무 건전성은 한층 개선됐다. 2019년 말(별도) 548.6%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연결) 199.7%까지 낮아졌다. 이 기간 차입의존도 역시 72.0%에서 54.3%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위기를 기회로... 외형성장으로 이끈 고객 다각화

 

(그래픽= 박진화 기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배경에는 한 대표의 위기 극복 능력이 자리하고 있다. 1965년 8월생인 한 대표는 199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01년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한 대표는 2011년부터 4년간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팀에서 상무(보)를 맡은 바 있다. 2016년~2019년까지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보)을 거치며 그룹 내 사업 전략 수립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한 대표의 저력은 조선호텔앤리조트 취임 후 ‘외형 성장’ 행보에서 드러났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공격적인 신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각지에 5개 신규 호텔(임차 방식)을 오픈했다. 2021년 1월엔 상호도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외국인의 발음 용이성을 고려해 조선호텔앤리조트로 변경하며 엔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의 접근성을 꾀하는 선구안을 발휘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매출이 이듬해 곧바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던 요인도 한 대표의 공격적인 신규 호텔 오픈 전략이 국내외 관광객 호조세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추진한 외형 확장 덕분에 이후 급증한 관광 수요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현재 신규 오픈한 5개 호텔을 포함해 서울, 경기 지역에서 6개의 시티호텔(럭셔리 1개, 5성급 1개, 4성급 4개), 부산, 제주 지역에 3개 레저호텔(5성급 3개)을 운영하고 있다. 분포 지역이나 호텔 등급은 물론, 비즈니스 고객이 주를 이루는 서울호텔을 비롯해 관광객 위주의 부산과 제주호텔 등 수요 고객 측면에서도 다각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9개 호텔(21년 오픈 포함) 모두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연간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 성장 및 고객 다각화를 통한 한 대표의 효율적인 비즈니스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한 대표가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외식 및 기타 사업(소매판매업 등)의 경우에도 2019년 이후 지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019년 37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888억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다.

 

먹구름 드리운 이마트, 절실한 한 신임 대표의 성공방정식

 

서울 중구 이마트타워 전경 (사진=신세계그룹)

 

호텔 사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한 대표에게 이마트 신임 대표 자리는 위기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주축인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그간 증명한 뚝심 있는 사업전략과 성공방정식은 이를 눈 여겨보던 이명희 회장을 비롯해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21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불어난 채무 부담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2020년 3조3087억원이던 이마트 차입금은 2021년 6조6835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7조3472억원, 올해 상반기 7조8087억원에 이르며 증가세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2021년 연결기준 316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357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94억원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한 신임 대표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에 이르는 오프라인 이마트 유통 사슬을 총괄할 예정이다. 3사 원(one)대표 체제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은 셈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원대표 체제가 조선호텔앤리조트 시절 전국 각지 호텔 및 외식사업을 거느린 한 대표의 이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는 호경전, 호무랑, 자주테이블 등 다이닝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한 바 있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환경과 섬세하게 조직된 유통 구조가 호텔 및 백화점에 뻗쳐 있는 외식 사업과도 닮아있기 때문에 한 대표의 성공방정식을 대입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호텔과 외식 부문에서 성공한 바 있는 한 대표가 3사 원대표 체제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그런 시너지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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