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GS건설, 유증 한달만에 'GS엘리베이터' 매각 선회한 까닭은

Numbers_ 2024. 8. 21. 16:00

▼기사원문 바로가기

 

GS건설, 유증 한달만에 'GS엘리베이터' 매각 선회한 까닭은

GS건설이 GS엘리베이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한 지 한 달 만에 내린 결정이다. 올해만 네 차례의 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했으나 실

www.numbers.co.kr

 

/사진=GS엘리베이터 홈페이지


GS건설이 GS엘리베이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한 지 한 달 만에 내린 결정이다. 올해만 네 차례의 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했으나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처분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100% 지분을 보유한 GS엘리베이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수요조사(태핑) 단계로 지분 전체를 매각할지, 일부를 매각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계 회사와의 접촉설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GS건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GS엘리베이터에 50억원을 출자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매각으로 선회했다.

GS건설은 올해만 네 차례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147억원을 GS엘리베이터에 투입했다. 1월 48억원에 이어 3월에도 9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4월과 7월에는 각각 40억, 50억원을 투자하며 GS엘리베이터에 힘을 실어줬다.

GS건설은 2021년부터 아홉 차례 GS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투입한 금액은 총 325억원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당시 증자는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이번 매각과는 관계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시너지 등을 고려해 일부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2020년 7월 승강기 사업을 위해 자이메카닉스라는 사명으로 GS엘리베이터를 설립했다. 설립 자본금은 50억원으로 당시 오티스 엘리베이터영업부에서 23년간 근무한 장기영 대표를 앉혀 신사업에 진출했다.

GS건설은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 수요를 공략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이에 경기 고양 흰돌마을3단지 국제한진아파트, 서울 노원 상계한양아파트, 김포 북변 산호아파트, 경기 고양 무원마을6단지 두산아파트 등 구축 아파트의 승강기가 GS엘리베이터 제품으로 교체됐다.

경기 성남 라포르테 블랑 서현, 대전 스카이자이르네, 별내 지웰 에스테이트 등 신축 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에도 GS건설 엘리베이터가 신규 설치됐다. 이후 부산, 울산 등 지역 신축 아파트 일부에서도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GS건설과의 시너지를 노렸으나 적자가 이어지면서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의 자체 사업장이 아닌 경우 발주처가 원하는 승강기를 설치해야 해 시너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GS엘리베이터의 순손실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설립 첫해인 2020년에는 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2021년 20억원, 2022년에는 4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161억원으로 늘었다.

해마다 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해왔으나 적자 폭이 줄지 않자 사업 정리에 나선 셈이다. 다만 지난달까지 꾸준히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최근에야 매각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케이엘리베이터 등 '빅3가'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4위인 미쓰비시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이 3%대인 가운데 GS엘리베이터는 이보다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엘리베이터조차 지난해 적자를 냈을 정도로 승강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승강기 사업은 허윤홍 대표가 2020년 신사업부문 대표였을 당시 추진했던 신사업 중 하나다. 허 대표는 아산시와 협의해 연수원 용도로 보유하던 부지에 GS엘리베이터와 자이가이스트 공장을 신축하려 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