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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의 11번가 인수가 무산됐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던 오아시스 입장에서 11번가 인수는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해 외형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인수 방안에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인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하며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가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를 통해 사업 시너지, 기업가치 제고 등 두 마리 토끼를 노렸지만 결국 인수를 철회했다.
2018년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5년 내 상장 목표를 조건으로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8.18%를 확보했다. 나일홀딩스의 최대출자자는 국민연금으로 3500억원을 투입했다. 나머지 1500억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와 MG새마을금고가 각각 1000억원, 500억원씩 출자했다.
하지만 11번가는 기한 내 상장에 실패했고 11번가 지분 80.26%를 보유한 최대주주 SK스퀘어는 나일홀딩스의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행사를 포기했다.
나일홀딩스는 투자 당시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던 11번가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각권)을 포함시켰다. 이에 나일홀딩스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11번가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11번가 매각을 주도한 곳은 H&Q다. H&Q는 여러 전략적투자자(SI)와 접촉했고 그중 오아시스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는 오아시스의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는 NH투자증권이 연결고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이 없는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하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자사 주식과 관계사인 루트의 지분을 11번가 지분과 스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해당 방식을 나일홀딩스의 최대출자자인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캐시아웃(현금 확보)을 보장해달라며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을 요구했다.
거래 관계자는 "H&Q는 11번가가 독자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오아시스 측이 제안한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보장 조건을 걸면서 거래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를 통해 몸값 상승도 노릴 수 있었다. 지난해 오아시스가 상장을 철회한 이유는 FI인 UCK파트너스(옛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상장 후 기업가치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UC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프레시오아시스와 유니슨오아시스를 통해 오아시스 지분 11.78%를 보유하고 있다. UCK파트너스는 오아시스에 투자할 때 기업가치를 7500억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오아시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를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다. 만약 희망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면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9679억~1조2535억원 수준이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공모가는 희망밴드를 하회한 2만원선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총 발행주식이 3173만3746주인 점을 고려하면 약 6000억~7000억원 사이로 평가받은 셈이다.
UCK파트너스는 오아시스와 QIPO(퀄리파이드 IPO)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가 투자 당시 보다 높은 수준에서 상장해야 된다는 조건이었다. 오아시스 주관사단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에 만족했지만 결국 일반청약을 앞두고 상장을 철회했다.
이번 11번가 인수 실패로 오아시스의 상장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올해 상반기 1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87% 증가한 수준이다.
오아시스 상장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무리하게 상장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는 사업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유한새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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