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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우리는 토종 PE, 망가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시급"

Numbers_ 2024. 9.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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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우리는 토종 PE, 망가진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시급"

고려아연 최대주주를 노리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최우선 목표로 지배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또 일부에서 주장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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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를 노리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최우선 목표로 지배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또 일부에서 주장하는 중국 매각설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부회장과 함께 강성두 영풍 사장, 이성훈 KL파트너스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12일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발행주식총수 2070만3283주 중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약 14.61%)다. 현재 영풍 측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은 33.13%다.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최소 40.11%, 최대 47.74%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다.

 

"최윤범 회장 취임 후 재무 악화…무분별한 투자가 원인"

 

김 부회장은 간담회 시작 직후 인사말과 함께 "일부에서 외국계 사모펀드라고 하지만 우리는 토종"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치권에서 MBK파트너스가 중국 자금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사용하는 자금인 6호 블라인드펀드 자금 중 중국 기관투자가(LP)에게 출자받은 것은 5% 수준"이라며 "이 펀드에는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이 다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아연과 10년간 함께할 것"이라며 "중국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을 공개매수하는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을 경영한 후 주가도 하락세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모두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는 최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 증가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말에는 순부채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주도로 본업과 무관한 투자를 한 것도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본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신사업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2019년 3월 이후 투자한 38건 중 30곳이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관련 "고려아연은 2023년 2월 원아시아파트너스 하바나 1호 펀드에 사실상 단독 출자했다"며 "올해 5월 증인심문에서 피고인(카카오) 측 변호사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딩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수 관련 고려아연 내부 보고가 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고 말했다.

또한 2022년 고려아연이 5820억원을 주고 인수한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해서도 "매출액 대비 인수가격이 202배에 달한다"며 "최대주주인 영풍에 보고할 때는 A4용지 한장 분량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가 내놓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는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투자한 것이며 이 사모펀드의 SM엔터테인먼트 투자에 대해서도 이미 수사가 진행됐고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기소나 재판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도 당시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의 기업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가치를 산정한 뒤 매도인과 협상 및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거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비철금속 부문 글로벌 리더…사회적 책임·역할 다할 것"

 

김 부회장은 "최 회장 개인의 독단적인 경영 행태에 의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강화한 후 고려아연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제련 부문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전문 경영진의 경영 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지배구조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강화 후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세계 최고 제련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전기동 사업, 반도체황산 사업 확대 등 제련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본업과 연관되지 않은 투자금은 회수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금액도 가능한 회수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MBK파트너스는 "우리는 투자전문가로서 고려아연의 잠재력과 시장 환경을 고려해 경쟁력 확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시장성이 유망하고 고려아연의 핵심 제련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황산니켈 및 전구체 사업 등은 수익성이 뛰어나며 ESG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