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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관련 입장을 밝힌다. 경영권 분쟁 발생 이후 첫 공식 자리인 만큼 오너 일가 및 재무책임자가 참석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키맨으로 내세웠다. 백기사 유무 등 재무적 설명은 기밀에 부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지난주 MBK파트너스-영풍의 기자회견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를 발표한 지 열흘 만에 마련된 공식적인 자리로 '고려아연의 기술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회견을 주도하는 인물도 CTO인 이 부회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기술 등 사업적인 얘기가 핵심인 만큼 최윤범 회장이 나서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만큼 언론의 관심은 MBK-영풍 연합에 대한 대응 전략에 쏠려 있다. 당초 MBK-영풍 측이 최 회장 재임 기간에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고 지적한 만큼 이를 해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고려아연은 기술력에 방점을 찍고 경영의 당위성을 설명할 방침이다. 재무적 설명을 도와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승호 부사장은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주까지 출장길에 올랐다 입국한 최 회장 역시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기업이 기술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든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행보를 택한 것은 대응전략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친분을 이용해 한국투자증권, 소프트뱅크, 베인캐피털, 한화 등 다각도의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 상대방에게 대응전략을 알려주는 것은 역공을 허용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백기사를 공식화할 시점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항 공개매수는 상대방보다 무조건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지켜보며 움직일 개연성이 높다. 공개매수 정정신고는 매수 기간 종료 10일 전까지 가능하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기한은 다음 달 4일까지므로 늦어도 이달 25일 이전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려아연의 변곡점은 이달 말부터 10월 초라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상대방 측이 가격을 조정한 직후 고려아연이 바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에서 제기된 고려아연의 백기사 회동과 관련해 MBK-영풍이 비밀유지 '룰' 깬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MBK 측은 "대항 공개매수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위한 협의는 비밀유지가 만남의 전제이기 때문에 회동했다고 보도된 상대방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거론된 일부 기업은 기존 보유주식에 관해 이번 회동의 구두협의 내용에 따라 의결권 공동행위자로 인식되므로 5%룰 공시 위반 여부도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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