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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강호찬의 넥센타이어, 경쟁사 '빅2'와 다른 3가지

Numbers_ 2024. 9. 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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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강호찬의 넥센타이어, 경쟁사 '빅2'와 다른 3가지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부회장)는 1971년생이다. 만 29세였던 지난 2001년 타이어 업계에 들어와 올해로 23년째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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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부회장) /사진 제공=넥센타이어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부회장)는 1971년생이다. 만 29세였던 지난 2001년 타이어 업계에 들어와 올해로 23년째 경력을 쌓았다. 

강 대표가 경영자에 오른 시점은 2009년이다. 당시 넥센타이어 영업부문 사장으로 일선에 섰다. 눈여겨볼 점은 현업 이력이다. 재경팀(2001년)을 시작으로 △경영기획실 상무(2003년) △영업본부 상무(2005년) △영업본부 부사장 및 사장(2006~2009년) △전략담당 사장(2010년) 등 경력을 쌓은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다.

 

넥센 대표 ‘영업통’…국내외 틈새 시장 찾아 판로 확대


경쟁사와 차별되는 대목은 강 대표가 넥센타이어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자 실질적인 오너라는 점이다. 강 대표 입사 당시 204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7020억원으로 급증했다. 대부분 재무가 아닌 전략·영업 등 일선에서 쌓은 경험이 빠른 성장의 바탕이 됐다. 

국내 타이어 시장은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3사가 '1강1중1약'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강 대표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관리적 경영이 아니라 공격적 확장에 집중했다. 성장의 첫 단계는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강 대표는 영업부문·전략부문 사장이던 2009~2015년 해외 틈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이 버티고 있었던 만큼 해외에 역량을 집중하고 외형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

강 대표가 영업과 전략을 담당했던 시기에 넥센타이어의 수출 대상 지역은 140개국 이상으로 확대됐다. 외형이 작은 만큼 민첩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유효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후 국내 경쟁자들과의 승부가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타이어렌털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2015년 9월 시작한 렌털 서비스 '넥스트레벨'은 타이어를 구매, 장착하는 문화를 렌털로 바꿨다. 렌털 고객은 방문점검(공기압, 향균, 엔진오일 교환) 등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한국타이어(2018년), 금호타이어(2020년) 등 경쟁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자료=전자공시 시스템(단위:억원)

 

오너리스크 없는 경영…빠른 의사결정 장점


넥센타이어는 강병준 넥센그룹 초대 회장이 1977년 흥아타이어공업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올해까지 만 47년째 일관된 리더십을 유지해왔다. 특히 경쟁사 대비 오너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이점이다. 1971년생인 강 대표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소송사건에 휘말리지 않았다. 비슷한 연배인 한국앤컴퍼니 오너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는 오너가의 부정행위, 부실한 경영으로 중국계 자본(더블스타)에 매각됐다. 이후 한국과 중국에 걸친 긴 결제라인이 구축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2018년 이후의 투자는 베트남 공장(8800억원)이 유일하다.

이에 넥센타이어의 생산능력은 금호타이어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유럽 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는 넥센타이어의 연간 총생산능력이 현재 4500만본에서 5200만본으로 15% 증가해 1750만본 차이인 금호타이어(6250만본)와의 격차가 1050만본 수준으로 줄어든다. 오는 2028년과 2029년에는 금호타이어와 비슷하거나 보다 많은 생산능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약 1조7000억원을 해외에 투자해 연산 1000만본의 공장을 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북미 공장 설립을 내부에서 확정했지만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해 검토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모기업의 추가 투자 결정까지의 과정이 긴 반면 넥센타이어는 강 대표의 결단에 따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증설 속도에서도 차이가 컸다. 

/자료= 전자공시 시스템(단위:억원 %)


성장 배경 '32년 노사 무분규'…재무부담 해결 과제 


넥센타이어가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노사분규가 꼽힌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경쟁사들이 강성노조 때문에 성장이 정체된 것과 대조된다. 특히 경쟁사들이 오너리스크·노사분규에 시름하던 사이 신규 투자를 늘리며 일자리를 확대했다. 강 대표가 처음 사장 직함을 달았던 2010년 2490명이었던 근로자 수는 올 상반기 4201명으로 급증했다. 또 강 대표 입사 당시 204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0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19년 2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조7020억원을 달성했다 14년 사이 매출 증가율은 1221%에 달한다. 

현금창출력도 좋다. 넥센타이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0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33억원)와 비교하면 95% 개선됐다. 다만 급속한 성장으로 수익이 재무여력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59억원으로 전년동기(2100억원)보다 441억원 급감했다. 특히 유럽법인 정상화 지연, 체코 공장 투자 등은 넥센타이어의 현금흐름과 차입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럽법인에는 최근까지 1조1100억원의 채무보증이 지원됐지만 아직도 부채비율은 300%대로 건전성 기준 자기자본비율 200%보다 높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