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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모바일·TV·가전' 새먹거리 찾을 리더로 왜 백종수 부사장을 낙점했나

Numbers 2023. 12. 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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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미래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는 삼성전자가 완제품(DX)부문 산하에 비즈니스개발그룹을 신설하고, 사업 기획에 경험이 풍부한 백종수 부사장을 그룹장에 앉혔다. 백 부사장은 지난 10년간을 삼성전자의 신사업 인수·합병(M&A)과 사업 지원에 쏟은 인물이다. 회사가 전장(자동차용 전자 부품)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시기에는 초반 사업 기틀을 다지는 역할도 했다. 이제 비즈니스개발그룹을 맡아 과거 전장 사업과 유사한 신사업을 찾아 각 사업부와 연계하며 성공적인 사업화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경력 대부분 '신사업'에 방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백 부사장은 사업 전략 수립과 지원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M&A 전략을 짜는 조직에 오랜 시간 몸 담았고, 하만 인수 전후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을 챙겼다. 회사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 초기 시장을 분석하고,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한 셈이다.

백 부사장은 임원에 오르기 직전까지 미래전략실 산하 커뮤니케이션팀 담당부장으로 일했다. 커뮤니케이션팀은 삼성전자의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2013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약 1년간 교육파견을 다녀온 뒤 경영지원실 기획팀에서 담당임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경영지원실 산하 기획팀은 주로 전사 차원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며 M&A 관련 업무도 주관한다.

삼성전자가 2015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자 백 부사장도 자리를 옮겼다. 당시는 삼성전자가 전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던 시점이다.

전장사업팀은 초기 박종환 삼성전자 전 부사장을 팀장으로 약 20명의 임직원으로 꾸려졌다. 각 사업부의 자동차 관련 사업 전략을 조율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고 초기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전장사업팀이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면, 각 사업부가 개발과 생산, 공급을 담당하는 식이다. 소속 임원 대부분은 전략과 기획 분야에서 옮겨왔다.

백 부사장은 당시 상무 직급으로 전장사업팀 산하 사업전략그룹장을 맡았다. 사업전략그룹은 기술 개발보다는 전략 수립에 방점이 찍힌 조직이다. 백 부사장은 2020년 기획팀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2016년 말부터 진행된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팀으로 이동했던 백 부사장은 2020년 말 전장사업팀으로 다시 돌아왔다.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 수장을 사업지원TF 담당임원이던 이승욱 부사장으로 바꾸며 재정비에 나서는 시점이다. 전장 사업 경험이 있던 백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부터는 다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산하로 옮겨 지원팀에서 일했다. 지원팀은 각 사업부의 사업 추진 상황을 살피며 연구·개발(R&D)부터 개발과 생산, 영업 마케팅 등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DX 신사업 전략 수립에 주력


삼성전자는 최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 8월 DX부문 산하에 미래기술사무국을 만든데 이어 최근 조직개편에서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이 총괄하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여기에 추가로 백 부사장이 이끄는 비즈니스개발그룹까지 미래 기술과 관련된 사업 조직이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이다.

미래기술사무국의 장은 연구원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김강태 삼성리서치(SR) 기술전략팀장 부사장이 겸임한다. 삼성전자 DX부문이 생산하는 스마트폰, 가전제품, TV 등을 차별화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을 발굴하는 조직으로, 연구개발(R&D)에 방점이 찍혔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력 사업이 아닌, 10년 후 신사업으로 떠오를 분야를 선점해 사업화를 모색하는 조직이다. 자동차용 이차전지와 바이오시밀러를 발굴한 뒤 10년전 해체된 신사업추진단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손대지 않았던 유망 분야에서 기회를 찾는다.

비즈니스개발그룹은 미래사업기획단, 미래기술사무국과 협력하면서도 자체적으로 DX부문의 신사업 발굴을 총괄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DX부문 아래 모바일(MX)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사업부 등 3개 사업부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비즈니스개발그룹이 각각 마련됐다. 3개의 비즈니스개발그룹을 총괄하는 조직까지 더해 총 4개의 조직이 생겼다. 백 부사장은 총괄 조직에서 3개의 비즈니스개발그룹들을 진두지휘한다. 

사업 기획과 전략 수립 분야에서 굵직한 경험이 있는 백 부사장이 비즈니스개발그룹을 이끄는 만큼, 조직의 성격은 기존 DX부문 산하 사업부와 단기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미래사업기획단이 10년 후 미래 사업을 미리 고민한다면, 비즈니스개발그룹은 비교적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기반을 마련하는 식이다. 전장사업과 비슷하게 실제 기술 개발과 생산 등은 DX부문 산하 각 사업부가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백 부사장은 비즈니즈개발그룹과 함께 삼성전자의 신사업태스크포스(TF)장을 겸하게 된다. 지난해 5월 신설된 조직으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운영된다. 백 부사장과 비슷하게 기획과 전략 부문에서 차출된 임직원이 대다수다. 외부 인재로 영입된 퀄컴, 골드만삭스 출신 정성택 부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백 부사장이 신사업TF장을 이어받았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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