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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수소 사업을 이끌어갈 새 책임자로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수소 사업은 두산그룹이 낙점한 신성장 동력이지만 아직까진 성과가 미미한 분야다. 두산그룹은 이 대표를 신규 선임하면서 개화기인 수소 사업을 드라이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대표의 경영능력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는 상황인 만큼 일종의 시험대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Tri-c팀서 구조조정 담당, 그룹 수소 전문가로
두산퓨얼셀은 9월 30일 이사회를 통해 이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장형락 대표이사(CEO)와 각자 대표를 맡아왔으나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단독 대표이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 대표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 석사와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 대표는 첫 커리어를 두산그룹에서 시작하진 않았다. 1996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컨설팅회사 AT커니(Kearney)에 몸을 담았다.
이후 2007년 ㈜두산 지주부문 Tri-c(전략) 상무로 합류하며 두산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당시 국내 대기업들은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사이 젊은 나이의 컨설턴트 출신들을 전략기획 임원으로 영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두산그룹은 대표적으로 맥킨지 출신 인물들이 많았으나 AT커니 등 다른 컨설턴트 출신들도 함께 영입했다.
이 대표가 합류한 Tri-c팀은 그룹의 핵심 조직이었다. Tri-c팀은 당시 박용만 전 회장의 직속 조직으로 두산그룹의 인수합병(M&A) 전문 조직인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과 함께 그룹의 굵직한 전략을 세우고 딜을 이끌어냈다. OB맥주, 버커킹, 코카콜라 등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주도했으며 현재 두산그룹의 기반을 마련했다.
두산그룹은 두산퓨얼셀의 클린에너지(수소), 두산로보틱스의 스마트머신(로봇) 등을 그룹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중 이 대표가 한 축을 맡았으며 두산로보틱스의 류정훈 대표이사가 로봇을 맡고 있다. 류 대표 또한 AT커니를 거쳐 두산으로 이동했으며 Tri-C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 대표는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수소 전문가로 꼽힌다. 2016년 ㈜두산의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CEO를 맡아 드론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을 이끌었다. 올해 1월 두산퓨얼셀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이달부터 CEO를 맡게 됐다. 또 올해 4월 한국 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며 업계에서도 그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개화하는 수소 시장, 무거워진 이두순 대표의 어깨
두산퓨얼셀은 최근 실적 측면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아니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4618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60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으로 3년 새 각각 43.5%, 93.8% 감소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로 수소 시장이 개화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회계상 2023년 확보한 CHPS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매출로 인식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또 두산퓨얼셀은 차세대 수소 전소 모델 M500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기존 수소 모델에 110KW(킬로와트)를 하나 더 추가해 발전출력을 550kW까지 늘렸다.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 생산이 가능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개화하는 수소 시장에서 두산퓨얼셀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그간 두산퓨얼셀의 실적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 신규 시장이 개화한다는 측면에서 이 대표의 경영능력이 곧 성과로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두산퓨얼셀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중이다. 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는 두산퓨얼셀만이 남게 된다. 떨어져 나간 두산밥캣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가 이끄는 두산퓨얼셀의 약진이 필요한 시기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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