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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 외연확장 이끈 주역…새 과제 '투자금 확보'

Numbers_ 2024. 10. 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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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 외연확장 이끈 주역…새 과제 '투자금 확보'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는 37여년의 한국타이어 재직기간 중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글로벌 시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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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박진화 기자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는 37여년의 한국타이어 재직기간 중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글로벌 시장 전문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장, 프랑스 법인장, 미국 본부장, 중국 본부장 등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두루 거쳤다. 내수 위주였던 한국타이어를 수출주도형 성장구조로 만드는 최전선에 그가 있었다.

올해는 부회장에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새로 인수될 한온시스템을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체제로 흡수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조현범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설계한다면 그는 이를 현업에 적용, 융합, 시행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 그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수일 대표의 중국 근무 시기 실적 /자료=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프리미엄' 전략 기반 된 EU·美·中 경력

 


이 대표는 지난 1987년 입사했다. 1998~2008년 사우디(지점장)와 프랑스(법인장)에서 근무했고, 2009~2016년에는 미국과 중국에서 본부장을 지냈다. 1998~2016년까지 18년 동안 한국에서 일한 기간은 마케팅담당 상무였던 2006~2008년의 3년이 전부다.

그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 다양한 시장을 경험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품질·스펙을 중시하고 고객 수준이 높은 유럽을 비롯해 광범위한 경쟁이 이뤄지고 대형 유통사 중심의 시장이 형성된 미국, 신흥 제조사들이 부상하는 중국 등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두루 경험했다.

이 대표의 이력 중 눈여겨볼 점은 중국 경력이다. 중국본부장으로 근무했던 2013~2016년 당시 중국은 가성비·저가·저인치 타이어에 강점을 가진 내수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었다. 또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엔화 및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유럽 브랜드들이 부상하고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가성비 시장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Hankook)', 중저가 수요를 겨냥한 '라우펜(Laufenn)' 등 차별화 마케팅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 브랜드 가치 제고와 새 브랜드 론칭을 병행한 인물이 이 대표다.

이 같은 행보는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타이어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 고인치 및 고성능 타이어로 매출 기반을 옮긴 결과 본부장 재임 첫해 23%였던 고인치 승용차용(PCLT) 타이어 비중은 44%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수일 대표 본사 복귀 이후 한국타이어 실적 /자료=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고부가 포트폴리오 '완비'…실적 급등


그가 한국 본사에 자리잡은 것은 부사장으로 복귀한 2017년으로 당시 마케팅·경영·유통 등 3개 부문 본부장을 겸했다. 이후 △한국타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2018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2021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CEO 부회장(2024년)을 맡아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 대표의 성과는 취임 이듬해부터 나왔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로 사상 최대인 8조3942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8조9396억원으로 또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058억원에서 1조3279억원으로 88.1% 급증했다.

올해 역시 실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까지 매출은 4조4452억원, 영업이익은 8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6.4% 증가했다. 타이어 수요가 견조해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프리미엄 마케팅이 있었다. 신차타이어(OE) 공급처를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상위권 브랜드들로 확대하면서 고급화 전략에 성공했다. 취임 첫해 약 46개였던 OE 공급사는 올해 50곳으로 늘었고 고인치, 고성능, 전기차(EV)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주력했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은 선택이었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외에서 판매한 타이어는 총 4500만본으로 2019년 상반기(4910만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차이점은 부가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2019년 32%였던 고인치 비중은 △2023년 44% △2024년 2분기 46.3%로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7.9%에서 18.1%로 급등했다.


대단위 설비투자·M&A 병행…현금창출력 유지는 숙제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 헝가리 투자 등 대단위 설비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는 오는 2026년까지 약 2조1009억원(15억7000만달러), 헝가리 공장에는 2027년까지 약 8052억원(5억4000만유로)이 투입된다.

이와 동시에 한온시스템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를 통해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확보하는 빅딜을 결정했다. 투입되는 자금은 총 1조8277억원이다. 대규모 투자와 M&A를 병행하면서 한국타이어의 현금창출력이 중요해졌다. 미국과 헝가리, 한온시스템 M&A에 필요한 자금은 총 4조7338억원에 달한다. 

이를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현금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상반기 기준 한국타이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204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은 526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 또는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총 2조8400억원으로 약 2조원이 더 필요하다. 

대체로 운영자금은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부채비율은 30%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건전하다. 다만 수조원의 차입이 필요한 만큼, 현재의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현재 영업이익률(상반기 18%)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그래픽=박진화 기자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