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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린로지스가 출범 이후 1년간 빠르게 사세를 키우고 있다. 그간 운용 선단을 꾸준히 늘렸고, 올해도 자회사를 활용해 중견 해운사를 인수하며 벌크선 화물운송 부문의 역량을 강화했다. 또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확장에 필요한 기반도 다지고 있다.
STX그린로지스는 최근 2회차 CB를 발행해 80억원을 조달했다. 쿠폰금리(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의 양호한 조건을 확정했다. 전환가액은 1만5085원이며,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53만328주(지분율 7.4%) 규모다.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10월7일부터 오는 2028년 8월11일까지다.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은 2026년 10월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STX그린로지스는 이를 모두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용선사업에 필요한 선박을 확보하는 데 쓰인다. 당장 올해 40억원을 투입하고 2025년에 35억원, 2026년에 5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CB에는 30%의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까지 설정해 지배력 방어권도 마련했다. 최대주주인 APC머큐리는 올 상반기 말 기준 지분 46.05%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이 우호적인 조건에는 CB 발행 당시 미국 동남부 항만 파업 등에 따른 물류대란 우려가 반영됐다. 해상운임 인상 등 호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주가는 한 달간 20% 넘게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항만노조(ILA)가 미국해사동맹(USMX)과 임금 인상에 합의하면서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STX그린로지스는 지난해 9월 STX에서 인적분할해 신규 설립됐다. 최대주주인 APC머큐리는 분할 설립 당시 STX와 STX그린로지스의 사업을 개편했다. STX는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해 친환경에너지와 모빌리티사업으로 구조를 짰고, STX그린로지스는 벌크선 중심의 해운사업과 물류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STX그린로지스는 설립 이후 빠르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TX가 러시아산 우드팰릿을 운송하고, 10월에는 유럽 대형선사로부터 일본 신조 친환경벌크선 1척을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운용 선단을 5척 늘렸다. 올 8월에는 종속회사인 STX해운이 ‘썬에이스해운’을 28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STX그린로지스는 STX해운에 인수자금 지원 목적으로 40억원을 대여했다.
지난달에는 정유·화학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설재근 대표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설 대표는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코스모 등에서 일했고, 한국해양진흥공사 비상근 이사로 재직했다. 직전까지 STX 자원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화물운송 중개기업인 '프레스코인터내셔널'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내세웠지만, 설립 당시 기대치를 채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시한 2024년 매출 목표액은 1000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실적을 보면 이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회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18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억원, 7억원을 기록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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