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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vs MBK '공개매수 83만원' 쩐의 전쟁, 조달 전략 살펴보니

Numbers 2024. 10.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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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vs MBK '공개매수 83만원' 쩐의 전쟁, 조달 전략 살펴보니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상향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 83만원을 내걸고 물량에 관계 없이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양측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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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 제공=각 사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상향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 83만원을 내걸고 물량에 관계 없이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양측의 공개매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입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또 어느 한쪽의 공개매수가 추가 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4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기간은 기존 6일에서 14일까지로 늘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정정공시를 통해 최소 매수 수량 조항을 전격 삭제했다. 이전 공개매수 공시에서는 최소 매수 예정 수량 6.98%(144만5036주)를 하회할 경우 응모한 주식을 전량 매수하지 않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소 매수 예정 수량을 밑돌 경우에도 전량 매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이 4일 정정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물량에 관계 없이 최대 18%까지 전량 매입하겠다고 나서자 이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차입·사채로 3.1조, MBK·영풍 2400억 추가 조달


고려아연은 최대 보통주 320만9009주(15.5%)를 2조6635억원에 매입한다. 베인케피탈은 특수목적법인(SPC) 'Troika Drive Investment'를 설립하고 51만7582주(2.5%)를 4296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자금 조달을 위해 단기성 차입금을 활용했다. 고려아연은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티드은행을 통해 각각 최소고정금리 5.5%, 최초 변동금리 4.67%로 1조1635억원을 조달했다. 하나은행은 9개월, 스탠다드차티드은행은 1년 등 두 차입 모두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이다. 베인캐피탈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고정금리 5.7%에 3437억원을 차입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운용자금 확보를 위해 이달 2일 만기 1년이하 사모사채 1조원과 기업어음(CP) 4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사모사채의 금리는 연 7%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단기간에 차입금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이자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의 차입에 대해 “최근 CP발행 금액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한 차입금 2조7000억원 등 차입금이 총 3조1000억원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이자비용만 약 186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고려아연이 결국 대규모 단기 차입에 전적으로 의존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감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도 이번 공개매수 상향을 위해 기존 대비 약 24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한국기업홀딩스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고정금리 5.7%에 1조5785억원을 차입했다. 정정 전보다 879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와 함께 기존 영풍에 대한 차입금 2713억원에 더해 MBK파트너스육호사모투자 합작회사로부터 최소고정금리 연 4.6%에 1097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이에 따른 총 차입금은 1조9596억원으로 이전보다 1977억원이 늘었다.

자기 자금 투입 규모도 확대됐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기존 대비 435억원 늘어난 5462억원, 영풍은 8억원을 증핵한 83억원 등 총 5545억원의 자기자금이 공개매수에 사용될 예정이다.

 

‘캐스팅보트’ 영풍정밀, 공개매수 추가 상향 폭풍전야


MBK파트너스는 이날(4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정정했다. 고려아연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 3만원과 동일한 가격으로 맞췄으며 공개매수 기간은 기존 6일 마감에서 14일 마감으로 변경됐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은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의 유통주식 전체인 최대 684만801주(43.43%)를 매수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면서 공개매수 대금도 기존 1710억원에서 2052억원으로 확대됐다. 고려아연측은 주당 3만원에 발행주식 총수의 25%인 393만7500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일가인 최창규 대표이사(회장)가 경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고 최기호 영풍그룹 창업주의 4남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영풍정밀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풍정밀은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있기 전 시가총액이 15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이 큰 기업은 아니었으나 현재는 4000억원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 상향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코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상향에 나서면 MBK파트너스·영풍 입장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