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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에 매각될 예정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임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 시기 전후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10일, ABL생명은 7일 각각 '임원 선임 및 해임 내역' 공시를 내고 임원 임기 변동사항을 알렸다. 통상적으로 양사는 임원 선임 또는 연장 시 최소 1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해왔으나 최근 들어 이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블로터>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근 6개월간 지배구조 공시를 분석한 결과, 우리금융지주가 양사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올해 8월 말 전후로 변화가 있었다.
우선 9월12일 동양생명 공시에서 투자기획담당 정원교 이사대우와 경영전략담당 홍제민 이사대우는 9월6일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지만, 2명 모두 보장받은 기간은 내년 3월31일까지다. 이어 전날 발표에서는 결산담당 곽경문 상무보의 임기가 10월1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4개월만 추가로 연장됐다. 같은 날 GA영업1본부장이자 B2B부문장인 안준영 상무보는 9월 이후 선임된 임원 중 유일하게 1년 임기가 보장됐다.
ABL생명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달 7일 공시에서 선임된 4명 중 3명이 임기를 3개월가량만 보장받았다. 다만 위험관리책임자(CRO)인 정종국 전무만 예외적으로 앞으로 2년 동안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동양생명 CRO인 문일 상무보 역시 최근 6개월 동안 동양생명에서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유일하게 임기 2년을 확보했다.
특히 업계는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내년 2월)와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내년 3월)의 임기가 공교롭게 이 시기와 맞물린 점에 주목한다. 우리금융에 매각되기 전 임원진에 대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염두에 뒀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경우 올 8월 사장으로 승진했음에도 임기 연장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양사 매각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입지가 불안정한 임원의 임기를 미리 제한해 조직개편 때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알기 어려워 항상 조심스럽다"며 "매각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우리금융의 인사방침에 따라 조직 규모와 임원 배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한목소리로 "임원 임기에 대해서는 공시된 내용 외에 공식적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조치가 기존 임원을 완전히 내치기 위한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들은 최근 인사에서 일부 임원이 임기를 내년 3월 이후까지 보장받은 것도 조직의 안정화와 연속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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