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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종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상향하며 배수진을 쳤다. 전격 가격 인상으로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반면 MBK파트너스 측은 금융당국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살피겠다고 엄포를 놓자 일단 가격 조정에서 손을 뗀 상태다.
최 회장 측은 가격 인상에도 총 공개매수 자금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을 크게 늘리지는 않았다. 이에 '고금리 대출' 여론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5만원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MBK파트너스·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MBK파트너스 측은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엄정한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한편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언급했다. MBK 측의 공개매수 가격과 관련한 입장은 금감원의 엄포 이후 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최 회장 측의 가격 조정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상향 폭은 예상 보다 컸다는 평가다. 새로 발표된 공개매수 가격은 전일 주가 대비 약 15% 할증률이 적용됐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83만원 보다 약 7% 높은 가격이다.
최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와 가격차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존에 열어둔 여신 한도에서 자금을 조금 더 인출하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통해 1조1635억원을 조달할 방침이었지만, 1조6545억원으로 늘려 추가 인출하게 됐다.
또 자기자금도 종전 5000억원에서 5700억원으로 늘렸다. 고려아연의 대출금은 '최소고정금리 5.5%, 최초 변동금리 4.67%'로 금리 수준이 꽤 높다. 또한 사모사채로 조달한 1000억원에 대한 금리는 6.50%에 달한다.
이를 두고 고금리 대출에 따른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차입금과 자기자금을 동시에 늘려 전체 공개매수 자금에서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존 고려아연의 차입금 비중은 70%였으며 새로 변경된 가격 조건에서 차입금 비중은 72%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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