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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구조 개편 앞둔 두산, 오너일가 '낮은 지배력' 걸림돌

Numbers 2024. 10. 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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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구조 개편 앞둔 두산, 오너일가 '낮은 지배력' 걸림돌

두산그룹은 오너일가의 내부 지배력이 낮은 회사 중 하나다.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내부지분율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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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분당 사옥 전경. / 사진 제공=두산


두산그룹은 오너일가의 내부 지배력이 낮은 회사 중 하나다.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내부지분율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중인데 이 과정에서도 낮은 내부지분율이 걸림돌이 됐다.

 

두산그룹, 낮은 내부지배력…지배구조 개편 일부 수정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두산그룹의 전체 내부지분율은 34.39%로 지난해보다 0.17%p 늘었다. 동일인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친족 등 특수관계인이 0.01%씩 소폭 증가했으며 계열사 지분이 0.15% 상승했다. 전반적인 그룹의 지배력이 소폭 강화된 모습이다.

다만 두산그룹의 전체 내부지분율은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88개의 내부지분율은 61.4%이며 총수가 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1.1%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집단 총수일가(동일인 및 친족)의 평균 지분율은 3.48%인데 반해 두산그룹 총수일가는 1.86%에 그쳤다.

두산그룹은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기 전만 해도 내부지분율이 지금처럼 낮지 않았다. 2017년 41.89%에서 2021년 48.64%까지 꾸준히 내부지분율이 증가했다. 그러나 채권단 체제 이후 2022년 39.08%에 이어 2023년 34.22%으로 감소했으며 올해는 34.39%로 집계됐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로봇‧기계 사업의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낮은 내부지분율이 걸림돌이 됐다. 당초 계획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소액주주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까다로워진 심사로 인해 결국 합병은 철회하고 이전 작업만 진행하게 됐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소액주주 비중이 높아 주주들의 반발이 더욱 거셌다. 3사 대표이사는 주주서한을 통해 시장과 소통에 나섰으나 결국 우려를 잠식시키진 못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 기업공개비율은 31.8%로 대기업집단 중 4위에 올랐다. 두산그룹의 기업공개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계열사 수는 22개로 전년보다 1곳이 늘었다. 주요 변동 사항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산하의 미국 자회사 에이치에프컨트롤스(HFC)를 매각했으며 두산리사이클솔루션 두산지오솔루션 등 신재생 사업 회사를 신설했다.

두산그룹 RSU 계약 현황. / 자료 제공=공정위

 
오너일가 RSU 5건,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증가


두산그룹은 SK그룹에 이어 주식지급 약정체결이 빈번한 집단 순위 2위에 올랐다. 주식지급 약정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총 36건에 달했다. 가득조건은 최소 1~3년 일정 기간 이상 재직이 붙었다.

RSU는 특정 기간 회사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장기성과보상 제도다. 임직원들의 책임 경영과 장기근속을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경영 승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산그룹 오너일가는 총 5건의 RSU 약정을 맺었다. △동일인인 박 회장이 ㈜두산과 1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두산과 1건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이 ㈜두산과 1건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이 오리콤과 1건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두산로보틱스와 1건 등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는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대상은 총수일가가 20% 이상 가진 회사와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계열사다. 총수일가가 20% 이상을 소유한 기업은 ㈜두산과 원상 2곳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이들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지난해 7개에서 올해 8개로 늘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