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공익재단 톺아보기]② ‘오너 3세’가 설립 주도…승계구도 변수될까 | GS

Numbers_ 2024. 10. 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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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 톺아보기]② ‘오너 3세’가 설립 주도…승계구도 변수될까 | GS

GS그룹이 그동안 설립한 공익재단(비영리법인)은 오너 3세들이 주도했다. 허창수 명예회장을 비롯해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태수 그룹 회장 등이 설립과 운영을 이끌었다. 지난 2015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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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타워 /사진 제공=GS

 

GS그룹이 그동안 설립한 공익재단(비영리법인)은 오너 3세들이 주도했다. 허창수 명예회장을 비롯해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태수 그룹 회장 등이 설립과 운영을 이끌었다. 지난 2015년 사회복지법인 동행복지재단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며 점차 영향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들 재단이 보유한 주식도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여지가 높다. 특히 오너 4세의 승계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재단 설립, 허정구·허준구 일가 주도


GS그룹 재단의 역사는 지배구조(거버넌스)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고(故)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와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의 오너 3세들이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허정구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동수 회장은 2006년 GS칼텍스재단을 필두로 2015년과 2020년 각각 동행복지재단과 재단법인 허지영장학재단을 설립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허동수 회장은 동행복지재단과 허지영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GS칼텍스재단의 초대 회장을 맡았지만 지금은 자리에서 내려온 상태다. 그룹 총수는 아니었지만 핵심 기업인 GS칼텍스 회장의 지위를 앞세워 재단 활용법을 보였다. 허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GS 지분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79% 수준이지만, 두 재단이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3.47%로 커진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는 장남인 허창수 명예회장과 허태수 회장이 잇따라 1·2대 총수에 올라 경영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재단 운영은 허정구 일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점이 보인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GS칼텍스재단과 비슷한 시기에 남촌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보유하고 있던 GS건설 주식을 남촌재단에 출연했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올해 지주사 주식을 남촌재단에 넘겼다. 그동안 그룹 회장으로서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논란을 피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총수에서 물러난 후 남촌재단은 지주사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GS와 GS건설 지분을 각각 0.08%, 1.4% 가지고 있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에 속하는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올해 GS문화재단을 만들며 비영리법인 설립에 동참했다. 가장 최근에 조직한 만큼 아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았다. 허태수 회장이 총수직을 맡은 시기인 만큼, 오해를 살 수 있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의 승계는 특별한 원칙 없이 가족 간 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가족 간 합의에 기반한 만큼 큰 갈등이나 분쟁 없이 경영을 이어갔다. 이에 다른 일가에서도 취지에 동참해 주식을 증여하는 등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동행복지재단의 경우 허동수 명예회장의 작은아버지 허완구 승산 회장이 20만주를 출연했다.

 

승계 앞둔 오너 4세, 영향력 촉각

 

국내 대기업집단이 만드는 공익재단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재단은 취지에 부적절한 사업비를 지출하는가 하면 편법승계의 창구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영리법인의 보유지분율과 출자현황을 살피고 있다.

GS그룹 공익재단들도 2016년부터 지주사 주주에 등재되면서 이 같은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오너 3세와 4세의 승계구도가 본격화되는 만큼 가족회의를 통한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GS그룹은 허태수 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70세가 넘으면 용퇴하는 암묵적인 ‘70세 룰’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오너 4세 중에는 허동수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창수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들은 ㈜GS 지분율을 각각 2.37%, 0.53%씩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아들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도 지주사 지분 2.15%를 가지고 있다.

GS그룹은 오너일가가 지분을 고르게 나눠가져 특정 인물이나 일가가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가족회의에서 경영성과 등의 역량을 보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기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소수 지분이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각 일가에서 관리하는 공익재단이 소유한 지분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