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호반, 김상열 회장 내부지분율 감소 '계열분리' 시계 빨라지나

Numbers_ 2024. 10. 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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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호반, 김상열 회장 내부지분율 감소 '계열분리' 시계 빨라지나

호반건설그룹은 2017년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21년에는 10조원을 돌파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호반그룹은 김상열 회장이 10.5% 지분을 보유한 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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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호반건설


호반건설그룹은 2017년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21년에는 10조원을 돌파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반그룹은 김상열 회장이 10.5% 지분을 보유한 호반건설을 중심으로 계열사가 펼쳐져 있다. 대다수 계열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설립된 법인이다. 이 중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핵심 계열사로 2024년 기준 각각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 35위의 시공사다. 

 

김상열 내부지분율 0.57%…2세 승계 완료

 

김상열 회장의 그룹 내부지분율은 0.57%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집단 41개 그룹 중 호반건설보다 총수 내부지분율이 낮은 그룹은 SK, LS, 두산 등 10곳이다.

김 회장의 내부지분율이 낮지만 2세들의 내부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친족 내부지분율은 3.62%로 김 회장보다는 높은 편이다.

그룹의 전체 내부지분율은 77.38%로 지난해보다 3.2%포인트 감소했다. 전자신문 매각 등 일부 계열사 지분 정리로 인해 지분율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인물은 김 회장의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이다. 그는 호반건설 지분 54.7%를 쥐고 있다. 호반건설의 자사주 11.35%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의결권 행사 비율은 더 높아진다.

김 회장의 또 다른 자녀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사장은 호반프라퍼티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는 호반산업 42%, 호반프라퍼티 20.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일찍이 승계를 모두 마무리하고 현재는 서울신문 사내이사, 해외 법인 호반이앤씨USA, 호반USA 등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반이앤씨USA는 하와이에 위치한 와이켈레 골프장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호반USA는 호반건설의 북미 건설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다.

실질적인 총수인 김대 사장은 2018년 전까지만 해도 호반건설 지분이 없었다. 그가 51.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호반건설산업을 호반건설이 1대 5.89 비율로 흡수합병 하며 단숨에 호반건설의 지분 54.7%를 확보하게 됐다.

호반그룹은 상장사를 보유한 기업 집단 중에선 기업공개 비율이 낮은 편이다. 호반그룹의 기업공개 비율은 2.56%로 호반그룹보다 기업공개 비율이 낮은 그룹사는 중흥건설(1.89%), 네이버ㆍ중앙(1.85%), 대신증권(0.85%) 뿐이다. 대한전선을 제외하면 그룹 내 계열사가 전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합병과 분할 등을 통해 지분 변경이 쉬운 구조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그룹 내 3개의 축…계열분리 전제조건 '독립경영'

 

호반그룹은 호반건설, 호반프라퍼티, 호반산업 3개의 축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자녀간 계열사가 분리될 경우 이들 회사를 주축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반건설은 김대헌 사장이 거느리고 있고 호반프라퍼티는 장녀 김윤혜 사장이 최대주주다. 호반산업은 차남 김민성 전무가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건설 사업 외에도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골프장, 호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신문, EBN 등 언론사도 소유하고 있다.

호반프라퍼티는 부동산 분양, 부동산 관리 외에도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등의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하고 있다. 대아청과는 농산물 도매업체로 가락시장에서 과일,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3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3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금거래소는 지난해 1조29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호반프라퍼티는 이들 계열사로부터 지난해 25억원의 배당을 받아 35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호반프라퍼티는 김윤혜 사장과 김민성 전무 두 사람이 둘뿐이다.

호반산업은 상장사 대한전선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부동산 개발, 분양업 외에 향후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은 2012년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을 인수했다. 당시 지분 40%를 2518억원에 취득해 신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대한전선은 통신선 등에 사용되는 나선과 권선이 주요 매출원이다. 올해 반기 기준 재무 성과는 매출액 1조6528억원, 순이익 468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프라퍼티와 호반산업이 계열분리를 위해선 독립경영 여부가 인정돼야 한다. 형제간 소유회사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추고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 등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호반프라퍼티와 호반산업 모두 부동산 개발, 분양 등의 사업이 엮여 있어 대차 보증 등 자금 거래가 엮여 있는 상황이다.

호반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호반산업 지분 11.4% 외에도 호반프라퍼티가 가진 호반산업 지분 4.7%의 고리를 끊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호반프라퍼티가 가진 호반,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등 계열사의 지분도 호반건설이 함께 보유하고 있어 이들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도 필요하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