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두산밥캣은 과거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는 ‘미운 오리’로 불렸다. 그러나 현재는 두산그룹이 채권단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든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됐다. 스캇 박(박성철) 두산밥캣 대표(부회장)는 두산그룹에 합류 이후 줄곧 두산밥캣을 책임지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두산밥캣 장수 CEO 스캇 박,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가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말 49억달러를 투자해 북미 소형 건설기계 시장의 알짜회사 두산밥캣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만 한화로 5조원이 넘었으며 해외 인수합병(M&A) 금액 중 가장 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건설기계 시장의 포화로 두산밥캣은 그룹 전체를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두산밥캣은 2012년 북미 건설시장이 회복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2012년 이후 단 한차례의 영업손실이나 당기순손실을 낸 적이 없다. 박 대표가 두산그룹에 합류한 시기도 이와 맞물린다. 박 대표는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부문 글로벌 제조 전략 & 품질경영(TQM)담당(전무)로 합류했다.
박 대표는 1965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하비머드 대학 전자공학과와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국제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두산그룹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KPMG 로스앤젤레스 지사 이사, 오라클 코리아 이사, e-Xperts 서울지사 사장(CEO), SAP코리아 전략기획담당(CSO)을 지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는 볼보건설기계 글로벌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했다.
박 대표는 2013년 두산밥캣의 대표이사로 올라선 뒤 약 10년 이상 재직하며 장수 CEO로 올라섰다. 그는 미국 국적으로 영어에 능통해 북미와 유럽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두산밥캣에 적합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10여년간 두산밥캣의 CEO를 맡으면서 회사의 높은 이해도는 물론 오너가의 신뢰도 두텁다는 평이다.
두산그룹은 2020년 채권단 체제에 놓이면서 이듬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고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 산하로 이전했다. 이는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현재 두산그룹의 지배구조는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으로 이어진다.
박 대표의 주요 공로로는 2016년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로 외형성장을 이끌어낸 것이 꼽힌다. 또 박 대표 재직 기간 두산밥캣은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성장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두산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부문의 매출 비중은 51%에 달한다.
박 대표는 2023년 주주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당시 이사회는 “(박 대표는)대표이사 겸 CEO를 역임하며 2014년 4월 법인 설립,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건설기계산업 전문가로서 회사와 경영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두산밥캣 사업 확대 및 재무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NEW 두산’ 위해 두산밥캣 이전은 ‘선택 아닌 필수’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두산그룹이 채권단 체제에서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두산그룹이 자의적으로 계열사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NEW 두산’을 지향하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박 대표의 최근 당면 과제도 두산밥캣의 이전 작업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시장의 우려를 잠식시키는 일이다. 박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두산밥캣은 지배구조상 두산에너빌리티와 묶여있지만 사업 구조는 두산로보틱스와 연결돼 있다”며 “지배구조상 두산로보틱스와 떨어져 있으면 시너지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지점은 회사의 넥스트스텝과 맞닿아 있다. 두산밥캣은 그간 소형 장비에 이어 산업용 차량 등 사업을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여기에 미래의 기술을 더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주요 경쟁사인 캐터필러는 이미 마블 로보틱스를 인수했고 존 디어는 베어 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기술개발 가속화를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앞서가려면 플랫폼 정밀 제어, 비전 인식, 인공지능(AI) 등 기술 확보가 필수”라며 “글로벌 협동로봇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시너지를 창출해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개발 능력을 더하면 자율 작업 시장의 진입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어바웃 C > 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C레벨 탐구]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철강‧이차전지 혁신 ‘승부수’ (0) | 2024.11.04 |
---|---|
[한화금융 CEO]③ 김종호 한화운용 대표, 김동원 사장 글로벌 사업 조력자로 등판한 배경은 (0) | 2024.10.25 |
[한화금융 CEO]② '한화손보=여성전문'…나채범 대표, 2년 임기 순항의 이유 (0) | 2024.10.23 |
[한화 금융 CEO]①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경영수업 멘토…여승주 부회장, 연임 가능성은 (0) | 2024.10.22 |
[C레벨 탐구] 강구영 KAI 사장, 남은 임기 1년…수출 낭보 언제 (0) | 2024.10.21 |